지적장애인 권익보호 담긴 ‘평창선언’ 성과
반짝 관심 벗어나 인권 존중 기회 삼아야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결 산

“Together We Can!(함께하는 도전)” 전세계 지적장애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3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가 5일 막을 내렸다. 1월 29일부터 8일간 평창과 강릉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06개국 30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했다. 장애·비장애인들의 화합의 장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의 의미와 과제를 살펴본다.



그들의 도전 아름답다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마지막날인 5일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서 열린 크로스컨트리 2.5km경기에서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평창/특별취재팀

■의미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의 건강을 지키고 사회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평창 세계대회는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전환하는 씨앗이 될 것으로 평가됐다.

저마다 가슴 뜨거운 사연을 지닌 선수들은 도전을 통해 누구보다 해맑은 미소로 서로 이해하고 함께 포용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대회 성공을 위해 선수들 뒤에서 남모르게 묵묵히 최선을 다한 자원봉사자들의 숨은 노력도 빛났다.

이번 대회에는 선수단 규모와 맞먹는 28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통역, 경기진행, 행사지원 등 12개 분야 25개 직종에서 활동하며 성공대회를 이끌었다. 특히 지적장애인의 건강, 사회적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회의인 ‘글로벌개발 서밋’은 평창스페셜올림픽의 ‘절정’으로 손꼽힌다

회의에 참석한 전세계 지도자들은 지적장애인의 처우를 개선해 나가는 데 국제적 기준점 인 ‘평창선언’을 발표했다.

지적장애인에게 자기 결정권을 부여하고 그들이 사회에 참여하도록 전세계가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열린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은 승패보다는 도전과 화합을 중요시하는 스페셜올림픽을 우정과 화합의 장 만드는 데 충분했다.

특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될 지역에서 열린 국제대회여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적지 않았다. 대회 운영 전반에 걸쳐 매끄럽지 않았다는 평가다.

지적 장애인들이 펼치는 경기다 보니 기상과 선수들의 여건을 고려해 수시로 경기일정이 변경됐다. 문제는 이 같은 사실이 관람객이나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만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송편과 교통망에서도 문제가 불거졌다.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 진입로가 협소한데다 주차 공간도 부족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셔틀버스의 운행시간도 일정치 않았다. 성공대회를 이끈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특히 자원봉사로 참여한 장애인들이 자신의 역할을 부여 받지 못해 지적장애인의 참여와 자립의 가치가 정작 대회 운영에 있어서는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과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소통 수준을 높인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과거와 비교하면 장애인의 삶이 다소 나아진 편이라고는 하지만 지적장애인은 여전히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주도성을 갖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특히 다른 장애에 비해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가 더욱 힘들다. 비장애인에게 의존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 대표들이 ‘그로벌개발 서밋’에서 발표한 ‘경청을 통한 변화’의 ‘평창선언’을 어떻게 실현해야 할지 보여준 셈이다.

평창 선언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사회적인 배려와 그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대폭 높여야 할 것이다.

조직위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지적장애인이 시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주체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인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지적장애인이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켜 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지적장애 선수들과 함께했던 모든 비장애 참여자들이 대회 기간 보여줬던 열정을 사회 곳곳에서 그 울림을 이어가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문제점도 지적장애인들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기인한 만큼 그들이 장애를 의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면 전세계도 우리나라를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선수들의 감동 드라마가 ‘그들만의 축제’로 끝나지 않도록 전국민의 관심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평창/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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