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癸巳년
새해가 이 땅에 드리우고
계절의 순환속에
봄을 재촉하는 기운
봄을 시샘하는 기운이 서로 맞붙어
겨울의 종착역을 눈앞에 두고
하필이면
24절후의 첫번째 ‘立春’에
축산농가에 하얀 송아지 나은 것처럼
눈 폭탄이 웬말이냐고
왁자지껄 야단법석이다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으로 줄을 잇고
길 바닥은 온통 논 삶아 놓은 듯
아수라장인데
폭설에 놀란 제설차량들이
어쩔줄 몰라 눈을 쓸어다가
도로 가장자리에 눈 둑을 만들어
사람들의 무단횡단을 막았다
立春大雪은
순결과 풍요의 국민행복시대가 열린다는
하늘의 축복 메시지인 것 같다
‘나로호’ 발사성공이 우주를 관통하고
평창 용평 설원에서는
‘스페셜 올림픽’이 대성황을 이뤄
세계의 기쁨이 하늘 만큼 충만했듯
여러 징후의 긍정적 화답을 듣는 예감이다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두번째 절후 ‘雨水’가 오면
강남갔던 제비 돌아올 때 아지랑이는
그리움으로 우리곁을 찾아들어
나무가장이에 피였던 싸늘한 설화를
노란 새싹들이 생존력을 과시하며
밀어내어 자연법칙을 집행한다
이제는 국태민안을 위해
묵은 떼 툭툭털고
국민들이 새로운 탈바꿈으로
대자연의 질서에 순응할 차례다
인간들이 더욱 겸손하고
대 자연의 법칙에 거역하지 않는다면
폭설이 내렸어도 입춘대길은 유효하다
최인철·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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