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호영

전 고성교육장

희망에 찬 3월이다. 3월이 되면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다. 교사는 물론 학생들도 온갖 기대감으로 마음이 설레게 된다. 담임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반 편성으로 새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 공부할 교실은 어디에 배정되었는지 궁금하게 된다. 하지만 학년 초의 들뜬 분위기에서 학생들의 좋지 않은 버릇을 보고도 방관하거나 게을리 한다면, 학습태도는 물론 학급운영 자체도 어려워진다. 이에 학생들에게 올바른 버릇을 갖도록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는 시기가 바로 3월이다. 학년 초에 기본질서를 다잡아 놓으면 1년간 학급운영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학생들은 학생 나름대로 담임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행동하게 된다. 무조건 무섭게만 대해 주면 위축되기 쉽고, 그렇다고 ‘오냐오냐’하며 좋게 대해 주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지도가 힘들어지기 마련이다. 이에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지도가 요구된다. 따라서 생활지도는 3월을 놓쳐서는 안 된다. 3월을 놓치면 1년 동안 학생들을 놓치게 된다.

생활지도란 ‘학생의 건전한 성장과 발달을 촉진하기 위하여 생활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실적 문제를 개인의 특성에 알맞게 지도하는 일’을 말한다. 개인생활과 사회생활에서의 만족·행복·효능성을 증진하고 개인의 자아실현을 도모하는 것이 생활지도의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 학생 자신의 자기이해·자아수용·자아존중을 증진하고 환경의 물리적·인간적·사회적 특징 등을 이해하고 다루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이다. 생활지도를 잘 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먼저 갖추어야 한다. 첫째는 우선 학생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믿고 따르도록 해야 한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도능력이 있어야 하고 교육전반에 관한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부단한 연찬으로 학습지도 방법을 익혀서 학생들로 하여금 ‘우리 선생님 최고’라는 인식만 심어준다면, 생활지도는 무척 쉬워진다. 둘째는 교사는 엄부자모 양면성을 고루 갖추어 꾸중할 일이 있을 때는 엄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자상하면서 인정과 사랑을 베풀어 소외되고 문제가 있는 학생을 포근히 감싸 주는 아량을 지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생활지도는 문제 학생만이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자기실현 또는 자아실현은 생활지도의 목표이며, 여기에는 자기 자신의 능력이나 취미,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지적·정서적·신체적 면에서의 조화 있는 전인적인 인간의 발달, 현명한 선택능력, 정신적 건강 등이 포함된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학년 초에 규칙과 질서를 지킬 수 있도록 약속을 정했으면 지키도록 하고, 어겼을 경우에는 반드시 고치도록 해야 한다. 신발장의 신발을 가지런히 넣자고 약속을 했다면, 안 지켰을 때에는 몇 번이고 바르게 할 때까지 꾸준히 지도하여야 한다. ‘군것질을 하지 말자, 휴지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자’고 약속을 했다면, 학년 초에 확실히 지키도록 유도하고 안 되면 벌칙을 정해서 어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생활하는 교실에서는 큰소리로 말하거나 상스러운 욕지거리를 하지 않고, 소곤소곤 정답게 이야기하고 복도를 다닐 때는 쿵쿵거리며 뛰지 말고 사뿐사뿐 걸어 다니며, 모든 물건은 제자리에 반듯이 놓고 정리정돈을 잘 하도록 하여야 하되 이 또한 지키지 않을 경우, 체계적인 반복지도와 끈기가 수반되어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렇듯 학생들의 전인적 발달을 돕기 위해서는 교과지도 못지않게 생활지도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교육활동임을 인지하고 임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건전한 발달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교사들의 몫이다. 교사는 솔선수범으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러할 때 학생들은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고 스스로 자신과 자신의 세계를 창조하며, 훨훨 나래를 마음껏 펼 수 있게 된다. 3월을 놓치면 우리의 아이들을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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