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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혁신 노력에 합심해야

김성일 2013년 03월 15일 금요일
   
▲ 김성일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정부에서는 취업률이나 학생 충원율저조를 중심으로 부실대학을 선별하여 퇴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고교 졸업생수의 감소에 따라 대학 신입생 정원 미달도 점차 증가 추세를 보여 특히 지방대학은 자체적으로 구조개혁을 서두르는 실정이다. 대학간 통합을 모색하거나 유사 학과를 통폐합하고 입학 정원을 축소하며 학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특성화도 꾀하고 있다. 고교생 감소에 의해 대학 지원자수도 앞으로 10여년 이내에 대학수를 크게 줄여야 할 정도로 대폭 감소될 전망이다. 물론 교육부에서도 대학의 입학 정원 감축을 다각도로 격려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혁신이 그렇듯이 대학 개혁 노력은 많은 저항과 난관에 부딪치고 있다. 우선, 지역에서는 대학 충원율 보장이나 재정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은 그다지 모색하지 않고 대학 이전이나 학과 통폐합을 강하게 반대하는 경향이 있다. 학생수 감소로 대학 주변의 식당, 원룸 등 관련 업소들의 도산과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지역 발전에도 장애가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내부의 반발이 심하여 제대로 개혁을 추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교수와 학생들은 여러 가지 명분을 내세워 학과 폐지나 통합 또는 이전을 반대하지만 실제로는 기득권 상실과 자신의 거취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 있는 것 같다. 개선책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는 교수들은 그리 많지 않다. 사립학교에서는 학과 폐지로 담당 과목이 없어진다면 실직을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에 관련 교수들로서는 심각한 처지에 몰리게 된다. 그 경우에 대개는 학교에서 구제방법도 마련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할 수 있다. 개인에 따라서는 자신의 능력이나 친화력 부족을 인식하고 대학이나 학과 통합시 소외나 도태당할 것을 우려하는 경우마저 있는 것 같다. 학과의 학생 정원 축소에 해당 학과 교수들이 부정적인 이유는 그에 따른 예산과 다른 지원의 감소로 다른 학과에 비해 불리한 면이 적지 않다고 여기는 타산적인 생각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불만과 반발에는 중요한 결정에 대한 소외감도 작용하기 때문에 상황의 불가피함이나 절박함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불필요한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미달되는 정원만 줄여도 충원율이나 취업률은 자동적으로 상승되고, 정원 감소에 따른 예산 부족은 경비 절감으로 상당히 충당할 여지가 있다. 국립대학의 경우에는 일정기간 마다 교체하는 사무실 집기류를 파손된 것만 수리하거나 구입할 수 있고 소모품, 특히 인쇄용지의 이면지 사용을 의무화하면 경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전력 사용과 각종 회의비도 더 절감할 수 있고, 자체 학술활동이나 학생활동 지원 경비도 내용을 축소하지 않으면서 삭감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소수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실하게 운영되는 강좌를 줄여도 강사료를 크게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것이 아닌 기관의 예산을 남겨 반납하기보다는 어떻게든 다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인식이 낭비를 초래하는 수도 있다.

정원 미달이 심화되어 대학 재정의 고갈로 운영이 어렵거나 부실대학으로 전락하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구체적인 대안도 없이 반대만 하면 개혁은 불가능하고 결국 모두가 피해를 보게 된다. 개인과 조직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지만, 개인의 뛰어난 업적에 학교의 발전이 이루어지기보다는 학교의 명성이나 발전에 의해 소속된 개인이 득을 보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학교의 발전보다 학과나 개인의 사정을 우선할 수는 없으며, 경우에 따라 일부의 희생은 불가피하다. 일부보다는 다수를, 전체를 위해야 한다.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개혁은 모색할 수 없다. 양적 규모나 팽창보다는 내실을 기하는 것이 낫고 혁신의 필요성도 대부분이 공감하면서도 막상 그 방향으로 실행하는 것을 주저하고 꺼리는 것은 힘들고 부담이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모든 변화에는 위험과 불안이 수반되고 관습에서 탈피해야 하는 어려움도 극복해야 한다. 혁신은 누가 대신해주길 편하게 기대할 수는 없으며 모두가 각자의 본분을 성실하게 수행하면서 고통을 분담하고 합심하는 노고를 감수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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