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 눈 속에서

악쓰며 빠져나온 잔가지는

찰거머리마냥

꽃샘추위 틈바구니 햇살 뽑아

동글동글 잎 순 몽우리 맺는다.



옹이는 꽁꽁 묶어 두고

겨울상처 문지르며

온통 새뜻 새길 만들기

분주하다.



어깨 늘어진 우리 이웃

봄날은 언제쯤일까.

마음의 문 삐걱삐걱 여는 날이

봄날이다, 소생 길이다.



보드랍게 밀려오는 빛 모아

들판에 잡초 솟아나듯

통통한 잎눈 같은 음률 달고서

우리 콧노래 불러 보자.



노랠 심장 터지도록 불러보자

웅크린 세포마다 생기 돋아

덩실덩실 춤출지니,

생명수 펑펑 솟아나

온 몸에 새움 피어날지니.



김학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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