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평화로운 내면세계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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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의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남진원씨(49)가 선(禪)시집 '어초(語草)'(도서출판 붓다가야)를 내놓았다.
 최근 삶을 성찰하는 시편들을 발표해온 시인은 이번에 선(禪)을 테마로 한 시편들을 간추려 펴낸 것.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면서도 사람 살이나 꽃 산 안개 풀벌레 빗소리 등 자연과 일체가 되는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한 시절을 겪어낸 시인의 내면이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표제시 어초를 보자
 '건너 산 아래/푸른 풀,/語草는//千年을/자라면//입다물어도 말하는/가난뱅이가 되나//한 萬年/자라면//말 열어도/크기 없는/허름한 벗이 되나'
 담백하면서 간결한 이미지는 한 편의 수채화나 한국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투명하면서 여백이 있는 인생이기를 기원한다.'건너 편 숲 속이 꼼짝하지 않는다//푸르고 푸른/멸(滅)//이윽고/매미소리//강/이쪽으로 건너오며/잠 속에 든/돌을 깨운다'(시 '여름'전문)
 남빛 바다가 대나무 섬 아래 몰래 모셔놓은 관음보살을 보고 법당 뜨락에 피는 수국처럼 활짝 들켜버린 시인의 마음이 시편 곳곳에 묻어난다. 남진원씨는 정선 태생으로 강릉교대, 관동대 교육대학원을 나와 지난77년 아동문예, 80년 월간문학 및 시조문학 지에 시조 당선으로 등단. 동시집‘싸리울', 시집 ‘넘치는 목숨으로 와서’등 수십여권의 작품집을 출간. 문학동해안시대 연구소를 운영하며 전업 작가로, 문예창작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朴美賢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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