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봉은
강원인듯
충북인듯
표지석이 울부짖네
원주라면 충북이 울고
제천이라면 강원이 울고
이 일 어이 할꼬
십자봉 중턱
신갈목과 물풀푸레목
어이 그리 포옹(抱擁)하는고
잠시도 배반하면 죽을 듯
그 이름하야 연리목(連理木)
나무도 사랑을 아는지
세상사 나무도 그리 애틋한데
인간이 홀로 지내는건
못할일 중에 못할일
삼형제봉은 들었는데
삼봉산(參峰山)은 금시초문
얼마나 정이 후(厚)하면
세봉이 한몸에 세 살림을 차리는고
충청도
강원도
성품이 엇비슷하야
산도 사람 닮아
이웃 끼리 정 붙이며 사는것
인간이여
세인이여
미련한 산이
그리 정 주고 받는데
우리 인간도
십자봉 삼봉산 닮아
막걸리 붓고 마시며
어하둥실 두리둥실 하며
칡같이 정 얽혀 살아감이 어떠 하신지요
이규빈·강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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