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 사립대학교 학생들이 만든 '일본 전범기'(욱일기·旭日旗) 이미지 합성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져 논란이 일자 해당 학생들과 소속 학과 교수진이 잇따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해당 학교 디자인학부 학생회장 및 임원 학생들은 1일 오후 연합뉴스에 보낸 사과문에서 "문제가 된 사진에는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내포돼 있지 않다"며 "본교 구성원 및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1일 오전 트위터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전범기와 유사한 이미지 배경 앞에서 남녀 학생 7명이 중앙에 있는 한 남학생을 향해 '하일(만세) 히틀러'를 외치는 나치식 거수경례를 하는 사진이 올라 논란이 됐다.

학생들은 문제의 사진은 지난달 28일 오후 9시께 신입생 환영회를 마친 학생회 임원진이 무대에 올라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던 도중 '패러디 사진'으로 촬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욱일승천기를 형상화하고자 한 의도는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너무도 중요한 역사의 의미를 간과한 채 사진을 촬영했으며 '중앙을 향한 집중'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구상·제작하는 과정에서 불찰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도의상 책임을 지고 디자인학부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이 사퇴하겠다"면서 "이번 문제 수습에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문제 행동에 대한 모든 벌도 달게 받겠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소속 디자인학부 교수진도 공식 사과했다.

교수진은 사과문에서 "경위를 파악한 결과 학생들이 불온한 생각을 품고 사전에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라며 "모임 후 단순히 재미로 촬영해 시선을 끄는 디자인을 한 것이 화근이 돼 이 지경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교수진은 "물의를 일으키고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학부 교수 일동은 공식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학생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교육을 하고 SNS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는 일본의 국기인 일장기의 붉은 태양 문양 주위에 붉은 햇살(욱광·旭光)이 퍼져나가는 모양을 형상화하여 만든 깃발로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로도 부른다.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의 게양이나 노출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스포츠 경기에서 일본 응원단이 일장기 대신 욱일기를 자주 사용해 공분을 사왔다.

최근에는 일본 극우파 인사들이 욱일승천기를 들고 혐한(嫌韓) 시위를 벌이고, 일본 격투기 선수가 욱일기 도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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