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장진

수필가

‘大’자를 보면 대인이 양팔을 크게 내 저어으며 큰 걸음으로 대도시 대도를 걷는 모습이다. 여름철 경포대 하얀 모래톱에서 네 활개를 활짝 펼치고 해바라기를 하던 한창 때의 친목회 회원들이 생각난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유유히 날고 있는 알록달록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부러워 쳐다보는 듯하다.

나는 大자를 좋아한다. 키 눈 코 모두 큰 사람이 부럽다. 이것들이 하도 작아서 열등의식이 머릿속 깊이 박혀 있는 탓이리라. 대저택, 대농토를 갖고 싶었다. 내 이마가 대머리인 게 우연이 아니듯 하다. 허나 다 한 때의 헛된 대지로만 그쳤다.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지을 때도 큰大자를 넣어 출생신고를 했다. 종형께서 집안족보를 정리할 때, 큰大자가 마음에 안 들었던지 항렬자 윤(潤)자와 호적이름 상대(常大) 중 상(常)자를 따 윤상(潤常)이라고 올려 버렸다.

믿음을 가진 분들도 大자를 대체로 좋아하는가 보다. 새로 짓는 종교시설마다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대규모 시설을 갖추어 나가는 걸 보니…. 대 건축물이니 안온한 노인요양시설, 안전한 어린이 보육시설 등 복지시설도 크게 갖추고 있으려나.

고객모시기에 안달이 난 대중식당, 대폿집, 찻집은 물론 마트, 가게, 병의원까지 대형 간판달기 대경쟁이다. 대형건물 낯은 온통 대형 간판으로 치장을 했다. 서양 사람들은 동양 사람들보다 시력이 훨씬 좋은가 보다. 작은 간판이 숨어 있어도 잘들 찾아가는 걸 보면.

손쉽게 대권을 잡은 북한의 김정은은 권력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 대경실색 할 짓을 거리낌 없이 하고 있다. 백령도·연평도에서 3차례나 만용을 부려 56명의 꽃다운 생명을 앗아가고, 44명이나 부상을 입혔다. 핵실험, 개성공단 운영 중단에다 미사일까지 동원해 전쟁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대한민국도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텐데….

대통령께서도 “민생과 외교·안보에는 여야와 행정부가 따로 일 수 없다”면서 수차례 “도와 달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에 대화제의도 했다. 북한의 전쟁공포 조성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면, 국민이 안심하고 꿈을 펼 수 있지 않을까?

지구촌엔 대한민국이 도와달라는 나라도 많다. 한류가 세계를 열광시키고 있다. 대동단결하면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없을까? 경제대국, 통일대국, 대단한 대한민국은 단지 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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