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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스 무조건 퇴치보다 활용방안 찾아야

이재용 2013년 04월 22일 월요일
   
▲ 이재용

사진부장

외래 민물어종인 배스의 산란철을 앞두고 도내 일부 자치단체가 배스와의 한판 전쟁을 앞두고 있다. 화천군이 생태계 교란 외래어종인 배스의 산란기인 5~7월을 앞두고 지난 17일부터 배스를 수매하기로 했다. 수매한 배스는 배스어묵과 수달연구센터에 수달먹이로 사용하고 부패한 배스는 매립처리하며 지역주민이 요구할 경우엔 식용 및 사료로 무상 제공할 방침이란다.이처럼 배스는 화천과 인제를 비롯한 도내 일부 지자체에서 제거돼야 할 괴물어종으로 취급받고 있다.인제와 화천의 지역 어업인들에 따르면 소양강과 북한강 최상류 지역에 배스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배스가 어업량의 80%를 차지하고 있고 붕어와 동자개 등 토종 민물고기를 마구 먹어치워 생태계 교란은 물론 어민들의 생계마저 위협한다고 한다.

미국 루이지애나주가 원산인 배스(검정우럭과 큰입배스)는 1973년 정부가 어민 소득증대와 국민들의 단백질 공급을 명분으로 도입한 것이 그 시초이다. 이후 배스는 전국의 하천, 호수 등 대부분 지역에 서식, 그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민물 생태계의 종 다양성 파괴와 고유어종의 감소 등의 심각한 문제를 낳게 됐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환경부는 1998년 배스를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했다.

배스와 비슷하게 양식용으로 1965년 미국 캘리포니아의 국립양식장에서 들여온 송어(연어과 무지개송어, Rainbow Trout)는 배스와 정 반대의 상황이다. 국내에서 양식에 성공한 송어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연구돼 회와 매운탕 등의 요리로 남녀노소 누구든지 선호한다. 또한 무지개송어는 냉수성 어종의 특성을 살려 도내 일부 지자체에서는 매년 겨울철 송어축제를 개최해 레저문화를 이용한 지역 브랜드를 높일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외래어종이지만 지역토착어종이란 착각마저 들게 하는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배스를 돈을 줘 가며 사먹는 사람은 거의 없다. 기름기가 많고 한국인 입맛에 적응하지 못한 배스는 손맛을 위주로 낚시하는 루어낚시인들에게도 식용으로 인기는 별로다.

배스의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배스가 고급 어종으로 통용되고 있으며 현재 일본이나 필리핀,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선 배스가 생선가게에 진열돼 판매되고 있다. 또한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에는 배스낚시가 이미 취미가 아닌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이쯤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이제는 우리 힘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없을 만큼 배스가 퍼져 있고, 이미 40여 년간 우리나라에 적응하며 살아온 배스가 지금은 생태계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자원으로 활용 방법을 연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내수면의 폭군으로 불리는 이민자 배스를 지자체와 일부 환경단체들이 퇴치한다고 없어질 것인가. 일부 개체 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귤나무를 남쪽에 심었을 때는 귤이 열렸는데 북쪽에 심으니 탱자가 열렸다는 뜻으로 남귤북지(南橘北枳)라는 말이 있다. 나무는 똑같은데 어느 땅에 심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는 뜻으로 양식용으로 도입된 외래어종인 송어와 배스의 현 상황을 나타내는 말인 것 같다.

배스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무자비한 물고기 정도로만 알려져 몽땅 잡아 죽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배스의 또 다른 가치를 스스로 없애 버리는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다. 배스를 귤로 만드느냐 탱자로 만드느냐는 앞으로 자치단체나 환경단체, 낚시인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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