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 삶기 인력·전기료에 고가 출하

생산자도 소비자도 ‘선택’ 망설여

웰빙·올림픽 겨냥 홍보 차별화 필요

강릉한우 경쟁력의 돌파구로 조명받던 ‘토종 여물 한우’가 수년째 제자리 걸음, 2018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명품 한우 육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2008년부터 볏짚과 쌀겨, 두부 비지 등 농산 부산물을 재래식 방법인 소죽으로 끓여서 먹이는 방법의 ‘여물(牛粥) 한우’ 보급사업에 착수, 총 7억여원을 들여 지역내 8개 축산농가에 숙식사료 급여기와 사료혼합기 설치 등을 지원했다. 여물을 먹일 경우 사료값 부담을 크게 경감시키고, 강릉만의 특화된 한우를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시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초 500여 마리로 출발한 강릉 여물한우는 5년여가 지난 요즘도 여전히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사료를 먹는 일반한우에 비해 사육기간은 동일하지만, 볏짚과 쌀겨 등을 전통방식으로 삶아야 하는 등 노동력 부담 탓에 출하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의 선택을 주저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 볏짚 등을 사용, 사료값은 일부 절약했으나 숙식사료 급여기 등 가동에 따른 전기료가 추가돼 별다른 효과가 없다.

축산 전문가들은 “한우의 전통적 먹이인 여물을 먹이는 ‘여물한우’를 일반사료로 키우는 다른 한우와 같은 방법으로 마케팅을 해서는 안된다”며 “웰빙 트랜드와 2018 동계올림픽을 겨냥한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 전략이 수립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강릉시 관계자는 “최근 강원대 연구팀이 ‘토종 여물한우’를 연구한 결과 ‘마블링’과 ‘도축 후 체중’, ‘면역기능’ 등 모든 면에서 일반 한우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며 “강릉 여물한우만의 특화된 마케팅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강릉/구정민 ko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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