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궁 창성

서울본부 취재팀장

대한민국과 동북아의 첫 여성 지도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후(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도착했다.박 대통령은 이날 알링턴 국립묘지 참배와 한국전 참전 기념비 헌화 그리고 워싱턴 동포간담회 등의 일정을 숨가쁘게 소화하며 미국 조야에 박근혜 대통령을 선보였다.

미국의 방송사인 CBS는 ‘이브닝 뉴스’를 통해 4분 여에 걸쳐 박 대통령의 인터뷰를 전하며 박 대통령의 인생역정도 보도했다. CBS는 “박 대통령은 대단히 흥미로운(fascinating) 분”이라고 말 문을 연 뒤 “그녀는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고, 상당히 강인한 분”이라고 평가했다.또 “그녀의 강인함으로 그녀는 ‘아시아의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의 어머니(고 육영수 여사)는 북한 공작원에 의해 살해당했다”며 불운했던 가정사를 소개하고 “하지만 그녀는 2002년 아마도 그 암살을 명령한 장본인인 북한의 현재 지도자(김정은)의 아버지인 김정일과 만났다”고 보도하는 등 박 대통령의 인생과 대북관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박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관심과 예우는 첫 기착지인 뉴욕에서도 확인됐다.박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각 공항 주변은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해상에는 군경 경비함이 배치됐고, 공항주변 육상에는 순찰차와 경호인력이 경계를 펼쳤다. 공중에서는 뉴욕경찰청의 헬기가 비행하며 박 대통령이 맨해튼 시내 숙소로 이동하는 동선을 따라가며 입체경호를 펼쳤다.뉴욕당국은 박 대통령이 6일 워싱턴으로 이동하기 위해 케네디 공항으로 이동하고 전용기인 공군 1호기가 이륙할 때까지 육해공에서 다시 입체적인 경호작전을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8일 오전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도 한다.박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미 외교가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이 있은지 1년 6개월의 짧은 간격으로 같은 나라 정상이 연설한 사례는 1943년 영국의 윈스턴 처칠 전 총리와 1945년 클레멘트 애틀리 전 총리가 연설기회를 가진 뒤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워싱턴 도착 후 첫날 밤을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영빈관 블레어 하우스(Blair House)에서 휴식을 취했다.박 대통령이 워싱턴에 체류하는 2박3일 동안 머무는 이 곳은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965년 미국 공식방문 당시 묵은 곳이어서 박 대통령에게는 남다른 감회로 잠을 잘 못 이뤘을 것으로 보인다.

5·16 군사혁명 후 미국을 첫 방문한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1961년 11월 14일 케네디 당시 미 대통령과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마친뒤 귀국을 앞두고 당시 맥나마라 국방장관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한다.

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본인은 케네디 대통령, 러스크 국무장관, 맥나마라 국방장관과 가진 유쾌하고 성과있는 회담에 의해 여러모로 크게 고무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한국은 오늘날 허다한 중요 문제에 당면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북방의 공산 군사력보다 우월한 국방력을 유지하며 건전하고 자립적인 국가경제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첫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당면하고 있는 현안도 아버지가 52년 전 똑같이 직면했던 북한문제와 경제위기 극복이다.

박 대통령은 오는 10일 오후 저녁(한국시간) 귀국한다. 박 대통령의 귀국성명 역시 4박6일 일정의 첫 미국방문과 한·미정상회담이 반세기전 아버지의 미국방문처럼 ‘유쾌하고 성과있는 회담’으로 역사에 기록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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