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영화 ‘레미제라블’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레미제라블’의 배경은 나폴레옹이 실각한 다음에 일어난 1832년의 6월 혁명이며, 원작은 빅토르 위고의 1862년 작 장편소설이다.

빵 한 조각을 훔쳐 19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장발장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혼돈의 19세기 프랑스 시대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레미제라블의 마지막 바리케이드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다.

라마르크 장군의 장례식에 맞춰 공화파 학생들은 바리케이드를 쌓고 저항하지만 봉기는 패배로 끝나고 만다.

하지만 영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파리의 시민들이 모여 혁명의 노래를 부른다. 결국 프랑스 국민들의 열망은 (보통) 선거권 쟁취라는 결과로 귀결됐다.

선거는 단순히 제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노예가 되지 않겠다는 사람들의 다짐이자 내일과 함께 시작되는 새 삶의 희망의 노래가 아니었을까.

비단 이는 프랑스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1948년 5월 10일 보통·평등·직접·비밀선거원칙에 입각한 민주적인 선거가 대한민국에서 처음 치러졌다.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새 시대에 대한 열망은 투표율로 나타났는데, 총 유권자의 96.4%가 선거인 명부에 등재됐고, 이 중 95.5%가 투표에 참여했다.

90%가 넘는 투표율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다. 명실상부한 ‘독립국가’의 주인으로서의 긍지이자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90%에 육박하던 초창기 투표율은 점차 하락해 지난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율은 54.2%에 그치고 말았다.

선거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방증한다. 낮아지는 투표율에 우리 사회의 희망 또한 낮아지는 게 아닐까 우려스럽다.

이에 선거관리위원회는 역사적으로 의미가 큰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일을 기념해 선거의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고 주권의식을 함양하고자 지난 해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제정했다.

제2회 유권자의 날을 맞이하는 올해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기념식 개최를 비롯해 마라톤대회와 음악회, 콘테스트, 문예전 등 유권자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은 두 돌에 지나지 않은 유권자의 날이지만, 이 날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의 곁에 한발 더 다가가서 국민과 소통,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유권자들에게도 성숙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올바른 정책선거를 통해서 우리의 생활을, 우리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유권자들 스스로가 갖게 되길 희망한다.

이밖에도 창설 50주년을 맞이하는 선거관리위원회는 새로운 위원회상 정립을 위해 ‘선진 선거제도 도입기반 구축’과 ‘민주시민정치교육’, ‘완벽한 선거관리시스템 개선·발전’, ‘국민 속에 거듭나는 위원회의 이미지 제고’ 등에도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새삼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되새겨 본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투표는 대한민국 주인으로서 긍지이자 권리이며,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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