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연

 어제 밤 태풍 라마순 때문에
 비바람이 심했다.
 
 막 수박 한 쪽을 베어 무는데
 거실 통 유리창에 살풋 어린
 작은 그림자
 유독 길고 흰 날개를 파닥이며
 필사적인 애원으로 부딪쳐 오는 모습
 
 어떤 이일까?
 절정에 하마 스러져 가야만 하는 生은,
 처연함이 가슴을 찌르지만
 문을 열어 줄 수는 없다.
 몇 바퀴 째인지
 하얀 속점삼을 입은 키가 큰 여인 같은
 저 우아한 흰 나방
 
 첫 눈에 반할 것만 같았다.
 너의 슬픈 飛行은
 
·강원 영월 태생
·평화신문 신춘문예 당선으로 등단
·강원문인협회, 춘천수향시낭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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