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석문학상 수상자 李惠敬씨 작품세계

 세번째 이효석문학상 수상자로 李惠敬씨(42)가 선정됐다. 이효석문학상은 '메밀꽃 필무렵'의 문학적 배경인 평창지역에서 이효석의 문학세계를 재조명하고 문학정신을 계승키 위해 제정된 문학상.
 수상자 이혜경씨는 충남 보령 태생으로 경희대 국문학과를 나와 198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95년 '길 위의 집'으로 오늘의 작가상, 98년 '그 집 앞'으로 한국일보문학상, 올해 '고갯마루'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원숙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소설가. 수상작은 문예중앙 지난해 겨울호에 발표된 '꽃 그늘 아래'.
 넉달전 수상작을 표제로 한 소설집이 출간됐으며 이보다 4년전 98년에 첫 창작집 '그 집 앞'(민음사)을 펴내 2권의 작품집에서 이혜경씨의 문학세계를 오롯이 만날수 있다. 작품집 '꽃그늘 아래'(창작과 비평사)는 표제작을 비롯 10편의 중단편들로 엮여있다. 삶의 굴곡을 바라보는 작가의 섬세한 시선과 다채로운 호흡이 유려한 문장에 녹아있는 이혜경 소설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수상작 '꽃 그늘 아래'는 갑자기 죽은 애인 영모의 넋을 찾아 서울에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 온 여인 서연은 그곳에서 영모를 짝사랑한 후배 윤지를 만난다. 족자카르타의 묘한 분위기와 발리에서의 화장 장례식을 접하며 서연은 사랑하는 사람의 부재와 아직 풀어내지 못한 응어리진 상처들을 마주하게 된다. '고갯마루'는 집안의 재산을 거덜내버린 큰오빠의 몰염치를 견뎌내는 여성화자가 학습지 방문교사로 5년 만에 고향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날은 간다' '멀어지는 집' '대낮에' '검은 돛배' 등의 작품도 낯익은 일상에 감춰진 삶의 허위와 오류를 아프게 환기시키는 작품들이다. 지금은 거의 절판되다시피해 일반 서점에서는 구하기 힘든 첫 소설집 '그 집 앞'은 사회적 참여에서 배제된 채 주변부에서 누추한 삶을 사는 여성 인물들을 통해 비상식적이고 파괴된 가족 안에서 상처받은 여성의 내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한편 올 이효석문학상 추천작으로는 문학평론가 박철화, 소설가 최수철씨 등 10명이 추천한 수상작 '꽃 그늘 아래'를 비롯 '그녀는 죽지 않았어'(이응준) '누가 꽃 피는 봄날 리기다 소나무 숲에 덫을 놓았을까' '상속'(은희경) '흔적'(구효서) '거기, 당신'(윤성희) '오빠가 돌아왔다'(김영하) '봄날은 간다'(이혜경) 등 7명 작가의 작품 8편이 올라왔으며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 소설가 김원일, 소설가 전상국씨가 심사를 맡았다. 시상식은 7일 오후5시 朴美賢 mihyunpk@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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