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수

한은 강원본부장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5년이 되어 가지만 세계경제는 여전히 먹구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Sequester(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조치)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나아지는 듯하나 유럽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성장세도 상당히 둔화되는 모습이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도약을 모색하고 있으나 성공 여부는 불확실해 보인다. 우리나라는 실물경제의 회복이 더딘 대외여건을 극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베노믹스와 미국 금융정책의 변화(양적완화 축소 또는 중단)가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에도 신경써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어려운 형국이다. 대외여건이 녹록지 않은데다가 대내적으로도 경제여건이 좋아지지 않고 있다. 잠재성장률은 80년대 후반 이후 자본과 노동 증가율 하락세로 꾸준히 낮아지면서 근래에는 4% 내외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높은 가계부채, 저출산·고령화, 보수 성향에 따른 투자 부진, 중소기업의 역동성 저하, 높은 청년 실업률 등의 구조적 요인들도 성장의 장애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반면 사회적 갈등도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는 형세다.

세계 및 국내경제의 불리한 여건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서 벗어나 강원도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기 위해서는 특단의 노력이 요구된다. 더구나 강원도는 취약한 재정 상황, 빈약한 인프라 수준 등이 성장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큰 편이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강원경제가 산적한 난관을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꿈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서도 밝은 면이 있듯이(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 강원도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인이 있고 이를 현명하게 활용한다면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된 투자증가 요인을 잘 활용해야겠으며 북방항로와 연계한 동해안 경제자유구역 활성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 외에 원주 혁신도시, 중도 레고랜드와 같은 대형 사업의 경제효과 제고방안도 실용적인 측면에서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이런 대형사업만으로 강원경제가 성공하고 지역경제가 도약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한 요인은 촉매에 불과할 뿐 직접적인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각 경제주체의 성공 의지를 통합하고자 하는 노력이고 이러한 토대위에 효율적인 제도 구축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다. 각 경제주체 의욕에 대한 성공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인적·물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전과 열정을 불어넣어야 한다. 강원도의 예산이 경제주체를 직접 지원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정신을 고양시키고 남이 생각하지 못한 분야에 헌신할 수 있도록 투자되어야 한다. 아울러 도민행복이 우선시 되는 정책시스템도 경시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파간·세대간 고뇌가 강원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승화되어야 한다.

한국은행 창립 63주년에 즈음하여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고 미지의 분야에 도전함으로써도민에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보여주는 주춧돌이 되고자 한다. 강원도정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선 조사연구기능을 강화해 활용가능한 자원의 효율적 이용방안을 강구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한계수익 체증의 법칙이 작용하는 산업이 점증하는 흐름속에서 금융포용을 통한 양극화 완화방안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볼 생각이다. 최근 한은에서 기술형 창업기업에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와 서민금융지원제도를 만든 것에 부응하여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산·학·관이 강원경제 도약을 위한 공동노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강원도와 함께 하는 민·관·정은 모든 역량을 끌어 모아 도민이 소망하고 기대하는 바가 하나씩 현실로 다가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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