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창덕

경영지도사

모든 위대한 사람들의 하인이고 모든 실패한 사람들의 주인인 이것은 무엇일까.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사람을 위대하게도 만들고 실패하게도 만든다. 미국 듀크대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의 행동 40%는 이성적인 의사결정의 결과가 아니라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인 패턴과 같은 습관 때문이라고 한다.

습관에 의해 일어나는 행동 비율이 이보다 더 높을 것이라 판단할 수 있는 사례가 있다. 미국의 행동주의 심리학자인 스키너는 비둘기를 대상으로 조작적 조건화(Operant Conditioning)에 관한 실험이다. 이 실험에서 단추를 누르면 모이가 나오도록 했더니 비둘기는 모이에 반응하고 계속적으로 단추를 누르는 행동을 했다. 이는 이성적인 판단이기보다는 반복적이고 학습에 의한 행동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에게도 삶속에서 형성된 신념이나 태도는 습관이 되어 살아가면서 지속적으로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준다. 결국 이성적으로 내린 결정도 습관화된 행동의 결과라 보면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습관에 의해 유발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사람의 뇌는 판단하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하는 방법을 찾는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습관인데 새로운 것에 대한 인지적인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러한 성향을 경영학에서는 인지적 수전노(Cognitive Miser)라 한다.

코끼리를 길들일 때 말뚝에 묶어서 길들인다. 커가면서 말뚝에서 벗어날 만큼의 힘이 생기지만 반복된 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탈출을 포기하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다. 파이크라는 물고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보면 수족관 중앙에 유리 칸막이를 설치하고, 반대편에 먹이를 두었다. 여러 번 먹이를 먹으려 시도하다 실패하자 먹이를 잡아 먹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칸막이를 제거한 후에도 칸막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먹이를 먹으려고 하지 않았다. 파이크 신드롬(Pike Syndrome)이라 부르는 이 실험을 보더라도 습관이 행동을 결정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습관은 처음에는 거미줄 같다가 나중에는 쇠사슬처럼 된다’는 스페인 속담이 있다. 나쁜 습관은 최대한 조기에 고쳐야 하고 한 번 굳어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말이다. 습관은 바꾸기도 힘들지만 바뀐 것 같았던 것도 어느덧 기존 상태로 돌아간다. 그래서 습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이고 무의식적인 패턴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인지적인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기존과 다르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인지적인 수고를 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스키너의 실험처럼 행동이 개선되었을 때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보상을, 개선되지 않았을 때 처벌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의도적으로 바꾸려는 노력도 도움이 된다.

나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이 습관화되면 스스로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

저작권자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