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만

원주지방환경청장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예스 평창”이 울려퍼진지 어느새 2년이 되어간다. 그때의 환호성과 감격이야 나를 포함한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같았을 것이다. 아마 그때의 벅차오르는 감격은 두번의 쓰라린 실패로 인해 더 크고, 더 감동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 감격을 뒤로하고 정부와 강원도는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대회 관련 시설 등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특구 종합계획(안)을 마련해 그에 따른 예산배분안을 확정하는 등 차분한 준비를 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언론매체를 통해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자주 접하곤 한다. 얼마전 모 방송국에서 동계올림픽을 이미 개최한 도시를 방문해 올림픽 개최 후 현재의 모습을 취재·보도해 관심있게 본적이 있다. 하계올림픽도 그렇지만 흑자 동계올림픽 개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결론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면서 경기장 시설의 최소화, 경기장 사후활용방안 등이 주된 관심사였다.

나는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으로, 흑자 올림픽으로, 그래서 우리 국민 모두가 기억에 남는 올림픽이 되려면 당연히 ‘환경올림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경제’, ‘문화’, ‘환경’, ‘평화’의 4대 목표를 이미 제시했으며, 대외적으로 환경올림픽으로 개최할 것을 선언한바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시설은 강릉지역의 빙상경기장과 평창, 정선 지역의 설상경기장으로, 그 중에 가장 관심을 받는 곳은 가리왕산 중봉 활강(알파인) 경기장일 것이다. 중봉 활강 경기장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훼손 등으로 입지선정 과정에서 계속해 논란이 되어 왔으며, 지금도 환경단체에서는 환경적으로 개최 장소로 적합하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최근 접수된 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제시된 환경현황에 사업지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이 65%,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은 75%로 환경적 측면에서 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이다. 식생이 우수한 신갈나무와 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법정보호종인 삵, 하늘다람쥐, 담비, 수달 등은 물론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지역으로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이러한 지역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지형훼손을 최소화함은 물론, 공사 중 최적기법을 도입해 주변에 미치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사후에 복원하는 방안 등을 지금 마련해야 한다.

활강 경기 특성 상 우리나라 동호인 수가 많지 않고, 대부분의 대회가 유럽에서 개최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올림픽 후 중봉 활강 경기장에 대해 복원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치러진 제18회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경우 국립공원 지역에 활강경기장을 건설하여 대회 이후 침식 등으로 심각한 환경문제가 대두되었으며, 신간선과 식수댐 건설로 주변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쳐,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실패한 동계올림픽으로 각인되고 있다.

정선지역은 석탄산업으로 한때 우리나라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적이 있었다. 이제 다시 그 지역이 복원이라는 이름으로,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환경산업의 중추가 되었으면 한다.

여건도 좋다. 내년에는 평창 일원에서 생물다양성협약 제12차 당사국총회(CBD COP12)가 개최되어 많은 국가의 환경전문가가 동계올림픽 지역을 방문할 것이며, 이때 중봉 경기장의 복원계획을 통해 2018평창 동계올림픽을 ‘환경올림픽, 지속가능한 동계올림픽’으로 국제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순천만, 우포늪, 동강유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관광지다. 가리왕산 중봉이 복원을 통해 올림픽 개최 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생태복원 관광지로 태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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