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동기

대한건설협회 강원도회장

2011년 7월 6일 멀고도 먼 지구 끝 쪽 남아공 더반에서의 한마디 “평창!”

그 감격의 소리에 며칠간의 여정의 피곤함도 잊은 채 모두가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며 나누었던 기쁨과 감동을 아직 잊을 수가 없다.

그리고 벌써 2년이란 시간이 흘러 우리는 이제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에 많은 땀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계올림픽 특별법 제정, 국비 지원, 분산 개최 등 그간의 동계올림픽을 위한 일련의 준비과정에 많은 진통과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도민 모두가 힘을 합쳐 슬기롭게 극복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 건설업계도 동계올림픽을 기폭제로 하여 침체된 건설경기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10년간 3번에 걸친 유치 준비과정에서 열악한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는 추진단을 돕기 위해 도내 회원사들이 모여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유치에 힘을 모아 주었다. 사실상 마지막 도전으로 여겨졌던 남아공에서는 하루가 꼬박 걸리는 비행의 고통도 참아가며 더반 현지에 서포터즈를 파견해 유치단의 활동에 힘을 보탰으며 나 역시도 그곳에 동참하여 감동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동계올림픽의 로드맵이 정해지고 대회를 위해 지어질 도로, 철도, 경기장 시설 등 7조원을 넘는 각종 인프라 건설에 있어 지역건설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보이지 않았다. 워낙 규모가 큰 대형시설 사업이라 국가 및 지방계약법 등 공공공사를 관장하고 있는 현행 법률의 테두리에서는 공사 입찰 참여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동계올림픽특별법을 통한 해법을 모색했다. 특별법을 통해 지역기업을 일정부문 의무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타 지역과의 형평성과 특정지역 특혜라는 주장을 앞세운 중앙정부의 반대 속에 법률에 포함시키지도 못할 좌초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강원도와 지역 국회의원들은 내일처럼 생각하고 열정을 다해 발로 뛰어 힘겹게 관철시켰다. 그 결과 지난해에 지역 업체 참여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일정부분 하도급을 권장하는 ‘지역기업 우대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었기에 다시 한번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울러 강원도 고시로 발표된 우대기준의 보완과 추가적인 타 법률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계약법 개정 의원입법을 추진하여 지난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지역 업체를 참여시키는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의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방계약법이 많은 어려움 속에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은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관계자와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의 남다른 강원도 사랑의 열정이 아니었다면 이루어지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는 우리 건설업계가 이러한 많은 분들의 노력에 땀으로 보답할 때이다. 역사적 유산으로 후대에 까지 길이 남을 올림픽 시설공사에 참여하는 건설업체는 자기가 가진 모든 역량과 기술력을 발휘하여 건실하고 견고한 시설물을 제공해야 하며 올림픽시설 만큼에 있어서는 당장의 이익만을 바라보지 말고 도민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사 집행을 담당하는 발주자 또한 원가삭감을 통한 눈앞의 예산절감 효과보다는 적정한 공사비를 반영해주어 건설업체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

제값 받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건전한 건설문화 조성에 모두가 힘을 실어 주기를 부탁드린다.

강원도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은 발전의 기회이자 무거운 과제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을 통해 파생될 경제효과를 극대화하여 도약의 기회로 삼는 한편 대회 후 남겨진 시설물들의 효과적인 활용을 통해 관광산업 등과 연계해 부가적인 성장 동력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지역주의를 과감히 타파하고 화합함으로써 강원도가 항상 변방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 건설업계가 강원도 경제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150만 도민의 일원으로서 올림픽의 성공개최와 더 나은 미래를 향한 강원도 만들기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탤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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