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년경 인도의 어느 정글에서 한 목사부부가 2세 소녀 아말라와 8세 소녀 카말라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그 아이들은 늑대의 젖을 먹고 살고 있었고 사지로 기어 다녔다. 당연히 말은 할 수 없었고 빛을 싫어하는 등 거의 동물의 상태와 동일했다. 이들을 구한 목사부부는 아말라는 일년 만에 죽어 교육의 기회가 전혀 없었고 카말라는 9년이 지나 죽었지만 제대로 된 교육은 한계가 있었다고 전한다. 죽기 전 카말라에게 말과 걸음을 가르치는 데는 6년이나 걸렸고 터득한 언어는 5세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보통지능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사회성을 익히지 못하면 인간답게 성장할 수 없는 사례로 사회화의 중요성, 교육받을 결정적 시기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흔히 인용되는 이야기이다.

한 개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사회가 제시하는 문화 가치 사고방식을 익히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사회화라고 말하는데 인간에게 사회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다. 흔히 사회화를 가르치는 매체는 가정 학교 매스미디어 친구 책 등 다양하게 많지만 이 중 각 연령에 적합한 인간형성을 도모하는 사회화기관으로는 학교가 으뜸이다. 학교는 목표를 세우고 계획에 따라 단계를 밟아 체계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교가 선호되어 오는 이유이고, 아무리 학교환경이 유해해도 학교를 포기 못하는 이유이다.

학교는 공부가 주 목적인 기관이지만 그 공부가 가르쳐지는 동안에도 공부와는 상관이 없어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숨은 문화가 있다. 최근 청소년문제의 핵심이 되고 있는 왕따 폭력 괴롭힘 자살 등은 이런 숨은 문화의 전형적인 예로 아이들이 어울릴 때 생겨나는 일들이다. 교육전문가들은 이 숨은 문화를 주시할 것을 주장하는데 학교들이 공부 외 문제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마침내 아이들의 괴로움을 대신 해결해 준다는 학교폭력해결사 광고가 등장했다. 학교의 문제를 외부에서 그것도 아주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발상이 난감하다. 학교 숨은 문화 폐해의 심각성은 공감하지만 딱이 해결 묘안이 없다는 사실 그것이 참으로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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