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희

농어촌공사 원주지사장

“개미들 마을에는 정말 개미가 많을까.”

마을 이름을 처음 들어본 사람들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지 적잖이 호기심이 생길 것이다. 마을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조선시대 광해군 말기 정선지역에 은거하던 한 학자가 나무그늘 아래에 앉을 자리 없이 모여드는 개미들의 모습을 보고 ‘개미들판’이라 칭한 것이 지금의 ‘개미들’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개미들 마을은 특색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여 강원도 내에서 농촌체험마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곳이다. 수학여행 온 도시 학생들은 맨손으로 송어를 잡으며 자연과 만나고, 학교에서 배웠던 박지원의 한문소설 ‘양반전’을 소재로 전통문화체험을 하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어른들은 대형마트에서 느낄 수 없었던 활기와 소박함을 ‘정선 5일장’을 통해 느끼고 간다. 또한 청정한 시골의 모습이 마음의 여유를 주고, 추억을 향수할 시간을 주는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한동안 ‘웰빙’ 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더니, 요즈음에는 그렇게 ‘웰빙’을 위해 노력했던 도시사람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힐링’이 필요하다고 한다. 도시화된 생활이 주는 물질적 풍요로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무언가 부족하고 위로받고 싶어 한다. 바쁜 생활에서 벗어난 평온함과 휴식이 도시사람에게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사실의 반증일 것이다. 이러한 때에 이국적이고 화려한 곳으로의 여행이 아닌 소박하지만 여유로운 농어촌에서의 휴식시간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농어촌을 체험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농·산·어촌체험마을은 전국적으로 2000여 개가 넘는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는 도시사람들이 농어촌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보다 쉽게 농어촌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마다 ‘농어촌여름휴가 페스티벌’을 주관하고 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단순히 먹고 마시고 구경만 하던 빈틈없는 휴가가 아닌,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전설, 자연 속에서 진정한 쉼, 소박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정선 개미들 마을, 횡성 고라데이 마을, 평창 어름치 마을 등 이름 만큼 특색이 있고, 이야기가 있는 농어촌체험 마을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 여름 청정한 농어촌에서 우리 가족만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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