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노래 부르는 ‘거리 악사’
한달에 3∼4회 거리공연
20년간 수익금 3억 기부
“노래로 아픈 마음 위로”

작은 행복도 나누면 배가 된다.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송정부)는 매년 ‘나눔과 함께하는 착한가게 캠페인’ 을 열고 보이지 않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도내 착한가게 업주들을 선정, 협약식을 갖고 있다. 본지는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도내 착한가게 업주들을 만나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연재한다.

 

 


“기부와 치유를 동시에 선사하는 김진형 표 ‘포크송’, 함께 즐겨요.”

‘스토리’란 이름의 아담한 라이브 카페를 운영 중인 김진형(44)대표. 그간 김 대표를 만나기 위해 다녀간 기자들만 해도 상당하다는 소식을 듣고, 그의 특별한 ‘스토리’를 쫓아 춘천 명동을 찾았다.

그는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는 사장님이기 전에 ‘기부하는 거리의 악사’로 더 유명하다.

자신과의 약속으로 한달에 3∼4번, 거리 공연을 펼쳐 모아진 수익금을 강원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하는 것은 물론이요, 그의 ‘기타연주’를 듣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다면 어김없이 달려가 아련한 추억의 포크송을 선사했다.

흔히 말하는 ‘결손가정’에서 자라나 아버지마저 일찍 여의고 가장이 된 19살의 소년.

생계를 위해 뛰어든 공장 한 켠에서 마치 운명처럼 버려진 기타를 만났고, 독학으로 익힌 기타 연주를 거리에 앉아 들려주자 사람들은 그를 향해 ‘돈’을 주기 시작했다.

당장 한 푼이 아까운 상황이었지만 그가 받은 돈은 쌀과 과자 등으로 바뀌어 고아원의 아이들에게 전달됐다. ‘너 쓰라고 주는 돈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된 19살 소년의 순수한 기부였다.

그렇게 20년간 거리 연주를 통해 기부한 돈만 해도 자그마치 3억원, 매스컴에서는 앞다투어 그의 사연을 보도했고 그는 ‘기부하는 거리의 악사’로 많은 이들에게 각인됐다.

여전히 기타를 켠 채 그가 선망하는 가수 고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며 기부를 이어가고 있지만, 그는 분명 인생의 전환점을 맞고 있었다.

“젊을 때 겪은 산전수전을 훌훌 털어내고 싶어 찾은 곳이 춘천이에요. 이곳에서 제 삶에 있어 무엇보다 특별한 ‘가정’을 이루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하지만 저를 포함해 많은 시민들에게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져버린 ‘기부’에 대한 방식과 생각을 달리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잠시 중단했다가 2년 전부터 재개한 거리공연, 김 대표는 그간 자신이 펼쳐온 공연이 ‘모금을 위한 것’에 더 치중되었음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다시 거리 공연을 시작하면서 모금 액수보다는 나와 사람들이 노래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느끼게 됐어요. 조만간 많은 가수들이 남긴 명곡이 아닌, 춘천의 거리 악사 ‘김진형’의 첫 정규앨범을 내려고 합니다. 이제는 제가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로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상처받고 아픈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요.”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타인에게 조건없이 주는 것을 ‘기부’라고 말하는 김진형 씨. ‘모금의 기부’에서 ‘치유의 기부’로 제2의 기부 인생을 맞이한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

전선하 sunpower@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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