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분화구가 처음 열린 날, 천손의 후예답게 내 너에게로 간다.

광개토대왕의 고구렷 길 너머 옛 조선을 향해 간다.

다물多勿의 씨앗이 떨어져 싹을 틔운 간도,

그 개척의 땅을 찾아 삼족오의 발자국 올올이 새기며 간다.



남북 삼천리 동서 육천리 고구려 땅을 디디고 서서

서간도 동간도 북간도 연해주 심요땅을 우러르면

만주 송화강을 지나 흑룡강 우수리강 건너 바이칼의 저 푸른

수평선 너머까지 배달의 혼이 물결치지 않겠는가.



흥안령에서 우러르는 아무르, 아무르여

백의의 넋으로라도 춤추며 가자.

중국고지도 [황조직성지여전도]가 부끄럽지 않은가

[명사기사본말] [정개양잡저]를 펼쳐 보아라.

일본의 [대청광여도]는 잊었단 말인가.



간도는 엄연한 다물의 땅, 조선의 뜨거운 흰 피가 흐르고 있다.

인조5년 [천하지도 조선총도 오라지방도] 현종3년 [조선왕조실록]에도

명백한 조선의 영토로 남아 있거늘,

동국여지도, 서북피아양계 만리지도, 조선국세계전도, 조선여진분계도 곳곳에

역사의 숨결이 요동치고 있다.

1877년 청일전쟁의 밀약으로 간도를 찬탈한자 누구란 말인가.

동북공정으로 영토침입을 감행한 오랑캐가 삼족오의 땅, 다물의 백성임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이 엄청난 역사적 사실 앞에 스스로 부끄러운 자들이

손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고 있지 않은가.



다시, 새 날이 열리고 있다.

천손의 후예들이 삼족오의 신령스러운 발자국 따라 한민족의 뿌리를 일깨우고 있다.

간도의 하늘에 새 별이 돋아나고 그 별이 향하고 있는 그곳에서

칠천 년의 뿌리로 이어온 다물의 길이 열리고 있다.



아, 간도의 별이여 마음의 길이여

내 너에게로 가는 동안 부끄럽지 않을 몸으로

옛 조선의 혼을 불러와 현무, 주작의 붉은 날개를 펼쳐

너에게로 간다.



숭고한 생명의 첫 소리를 모아 불러 보는

거룩한 다물의 땅이여.

삼족오의 대륙이여.

내 너에게로 간다.

김남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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