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규

강원도의원

19일은 우리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예부터 선비의 고장인 솔향 강릉에 모처럼 많은 귀성객이 몰리고 집집마다 웃음이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강릉에서 태어나 초중고는 물론 대학도 이곳에서 다닌 필자는 늘 강릉과 함께 성장했다. 어린 시절의 강릉 모습을 돌이켜보면 항상 활기가 넘쳤고, 새로운 건물과 공원이 끊임없이 생겼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최근 경기침체 등 여파로 일찍 문을 닫는 상가들이 늘어나면서 야간에는 조명이 일찍 꺼지는 어두운 거리로 변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가슴이 매우 저려왔다. 강릉시는 2020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마련하면서 목표인구를 38만명으로 설정했지만 지난 해 인구는 21만 8000여명에 머물러 있다. 강원도 빅3 중에서 제1의 도시임을 자부하던 강릉이 점차 뒤처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가지게 된다.

행정구역 변천사에서 알 수 있듯 강릉면이 통합시(市)시로 발전하는 등 강릉은 확장일로의 발전을 거듭하면서 동해안권역의 대표적인 거점도시로 성장해 왔다. 돌이켜보면, 70∼80년대 정부에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 등 개발중심의 정책을 추진할 때, 막대한 시멘트 자원을 보유한 강릉은 호황기를 맞았다. 당시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자가용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강릉의 청정한 바다와 선조들의 전통은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며 관광산업도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선진국형(形) 경제로 성장하면서 건설 산업위주의 경제는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변화했고, 강릉의 주축산업인 시멘트산업도 점차 침체되고 있다. 최근에는 관광산업도 성장의 한계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전국의 지자체에서 너나없이 관광산업에 치중하면서 경쟁이 치열, 강릉관광이 계속 우위를 점하리라고 낙관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언제나 제1 강릉임을 자부하는 시민들이 가만히 앉아 침체되고 소외되는 강릉을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먼저, 강릉시민들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성공시켰고 빙상경기 개최지로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동계올림픽 특구 지정도 추진중이다. 또 녹색성장시대를 이끌어 갈 녹색시범도시로 선정됐고 옥계와 구정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환동해권의 중심도시로 부각되고 있다.

이렇듯 동계올림픽을 비롯한 지역발전의 호기를 잘 활용한다면 강릉 발전을 50년, 100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강릉을 비롯한 환동해권은 백운석과 규사를 비롯한 풍부한 광물자원을 가지고 있다. 청정해수를 기반으로 마그네슘 산업과 세라믹 신소재 산업, 해양 바이오 산업 등을 전략산업으로 추진할 수있는 여건도 갖추고 있다. 경포대, 오죽헌, 해수욕장을 비롯한 강릉의 많은 관광지들은 여전히 대한민국 최고로 각광받고 있다. 원주∼강릉 복선철도를 완공시키고, 국내외적으로 관심이 높은 북극항로 모항을 유치하며 부산∼포항∼강릉∼~원산∼나진을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철도(TKR) 건설을 조속히 추진한다면 교통 인프라도 훌륭하게 구축하게 된다.

‘구슬이 서 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우리 속담이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좋은 환경과 장점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만들고, 이를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켜야 강릉의 발전이 지속될 수 있다.

강릉은 태풍 루사와 매미 그리고 동해안 산불 등 각종 재해에도 굴하지 않는 강한 생명력과 집념을 가진 시민들이 있다. 이 때문에 강릉이 지금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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