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21세기에는 지식 못지않게 감성도 중시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소통 배려 섬김 경청’ 등 리더들에게 강조되는 일들 또한 타인을 우선하는 감성이 기본이다. 물론 최근 들어서는 감성지수보다 관계지수가 많이 강조되기는 하지만 사실 관계지수도 감성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보다 더 잘 실천할 수 있는 지수인 것을 감안해 보면 우리 삶 속에서 ‘감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작금의 ‘힐링’을 주고받는 일이 나라 전체에 붐을 이루는 것도 선하고 따뜻한 감성을 사람들이 얼마나 사랑하고 갈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세상과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감성적 접근이 이성적 판단 못지 않게 현명한 선택과 집중일 수 있는 셈이다.

최근 한 일간지에 어느 건축사 CEO의 아들교육 기사가 실렸다. 청소년 폭력서클 일진에 소속된 아들의 탈선이 자기 탓인 것 같아 잘나가는 사장직을 용감히 버리고 아들과 단둘이서 시골로 낙향, 처음에는 마음을 안 열던 아들에게 진정성을 갖고 다가가자 아들이 크게 변화했다는 것이 주 스토리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겪고 있는 부모를 돕고 싶다고 말한다. 추석 방송 중에 가수 이승철이 문제청소년들이 모인 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것이 있었다. 100일 동안의 연습을 거쳐 학생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 프로의 목적이다. 암울했지만 포기하지 않은 꿈으로 지금을 만들 수 있었다는 이승철의 진솔한 고백이 아이들 변화의 단초가 될거라 짐작한다.

힐링을 원하는 각자에게는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바꾸느냐가 진정한 힐링이다. 자신이 바라는 경지에 이미 오른 사람이 아직 그 경지에 오르지 못한 사람을 이끌어 주는 계도(啓導)의 과정이 힐링에서 중요한 이유이다. 계절이 깊어지니 마음이 바쁘다. 의미있게 살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이태백은 시 ‘장진주’에서 ‘천생아제필유용(天生我在必有用)’ 즉 ‘하늘이 필히 쓸 곳이 있어서 나를 낳았다’고 말한다. 힐링에 도움줄 수 있는 내 달란트는 무엇일까? 감성적으로 충만해지는 이 가을 힐링을 실천하면서 힐링을 받아야겠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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