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문화를 대변한다. 유행하는 언어를 보면 그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몇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 ‘까칠하다’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까칠함의 사전적 정의는 ‘성질이 부드럽지 못하고 까다롭다’이다. 이유 없는 도움을 받지 않고 공사가 분명하게 자기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을 묘사할때 쓰는 까칠하다는 어느 정도 똑부러진다는 긍정적 의미를 담고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까칠함’이란 따지는 것이 많고 털털하지 못해 어울리기 쉽지 않음을 말하는 것으로, 뭔가 인간미 없는 팍팍한 분위기를 표현한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13’에서는 지금의 사회를 사람들과 사회가 까칠하게 날이 서 있는 ‘날선 사회’라고 말한다. 날선사회의 영어 정의는 ‘city of hysterie’이다.날선 사회를 표현하는 주된 단어가 ‘까칠한’ 그리고 ‘히스테리’인 것을 보면 ‘날선’이 어떤 상태인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히스테리는 자기중심적이고 남이 이목을 집중시키기를 바라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상태이다. 결국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크고 작은 사회적 범법행위가 난무하는 사회, 그런 건강하지 못한 사회가 날선사회이다.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악플러’들은 날선 사회의 전형적 주범이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인터넷에 악플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것은 자신의 상태나 욕구를 알리고자 하는 과시욕과 사람들의 반응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싶어 하는 관음증의 발현’이라고 말한다. 익명성이라는 환경에서 행해지는 악플러들의 공격성은 제어의 필요성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그 강도가 점점 더 세져 사회를 오염시킨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최근 황수경 아나운서와 가수 백지영씨가 자신의 악플러들을 고발했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을 접하며 살아야하는 현대인들에게 연예인들의 선택과 결단은 행동모델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악플러들은 더 이상 인내와 묵인의 대상이 아님을 만 천하에 알리는 것은 어떤 의미로 사회경종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맥없이 당하기만 하던 유명인들의 자존감 찾기에 응원을 보낸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섰으니 벌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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