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CNN이 ‘한국이 잘하는 10가지’를 발표했다. 그 중 첫 번째가 18∼24세의 인구 중 97.7%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인터넷 보급률이 82.7%인 ‘통신문화 (wired culture)’였다. 자타 공인 우리가 IT 초강국임을 증명하는데 부족함이 없는 수치들이건만 반가운 마음만은 아니다. 무슨일이든 양의 측면이 있다면 반대쪽 음의 측면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솔직히 IT강국이라는 지적콘텐츠에 비해 그를 다루는 윤리적 책무와 공공적 성숙함은 미비하기 그지없어 보인다. 지나친 악성 댓글의 범람이 이런 미성숙의 한 단면이고 청소년들 사이에 스마트폰 카톡을 이용한 집단 왕따가 성행하는 것이 윤리적 책임감 실종 예이다. 과학 발달의 속도와 정신적 성숙 속도의 밸런스가 서로 안 맞아 생긴 삐걱거림의 예는 이외도 수 없이 많은데 문제의 심각성은 우리 청소년들이 그 삐걱거림의 한복판에 늘 노출되어 있어 무엇이 그른지 옳은지 변별조차 못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흔히 사람의 사고와 행동하려는 경향을 ‘인성(personality)’이라고 정의 내린다. 인간의 발달이 생물학적 성장과 후천적인 경험 훈련 등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인 것처럼 개인의 인성도 유전적 특성과 사회문화적 분위기가 통합되어 나타난다. 인성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설과 환경설 중 구태여 어느 쪽을 강조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질문을 받는다면 필자는 환경설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을 선호한다. 개인의 유전적 요인은 우리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것이지만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경험을 통해 형성한 인성은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충분히 변화가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쓰는 매너는 개인의 인성 형성에도 필수다. 아이들의 삶에서 떼어낼 수 없는 것이 그것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교육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 교육이 잘 실천되려면 변화하고자 하는 행동에 의도적인 노력이 있어야 하고 그 의도를 실천하고자하는 계획성이 있어야 한다. 최강국 일등국가의 호칭이 당연하려면 통신문화 매너 또한 일등이 되어야 한다. 캠페인만으로는 부족하고 꾸준한 교육만이 답일 수 있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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