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사표를 던진 사람들의 잦아진 신문기사들이 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린다. 출마자들이 늘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것처럼 선거는 그저 그런 일련의 행사에 불과하지만 괜찮은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는 사명감은 항상 필요하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차치하고라도 덕이 없는 지도자의 덕이 없는 행위를 몇년 동안 지켜 봐야 하는 것처럼 곤혹스럽고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기에 하는 말이다. 결론지어 말하자면 덕이 부족하다는 나쁜 평판의 리더는 선택되어서는 안 된다. 그에게는 남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즉 우리들 모두가 보편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상식의 정치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는 좋은 삶의 구현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정치가로 당선되는 영광은 시민의 미덕이 뛰어난 사람이 누릴 자격있다고 말한다. ‘덕승재(德勝才)’라는 한자성어 또한 사람을 평가하는 잣대로 인용된다. 즉 지도자에게 필요한 인격과 역량에서, 인격을 말하는 덕(德)이 역량을 말하는 재주(才)보다 우선된다는 주장이다. 덕이 재주를 뛰어넘는 사람은 군자(君子)라 칭하고, 재주가 덕보다 나은 사람은 소인(小人)이라고 명명한다는 것도 곰곰히 새겨 볼 말이다.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에는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란 말이 나온다. ‘얼굴 좋은 것이 몸 좋은 것만 못하고 몸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책 ‘강의’의 저자 신영복씨는 여기에 ‘마음 좋은 것이 덕 좋은 것만 못하다는 심호불여덕호(心好不如德好)’ 하나를 추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정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 준거로는 ‘덕’이 으뜸인 것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정치 리더들이 가진 품성은 세월이 가도 쉽게 변화하지 않는다. 덕이 없는 리더는 여전히 덕이 없고 소통이 안 된다는 불평을 받아온 리더는 늘 소통부재임을 우리는 경험으로 익히 알고 있기에 하는 소리다. 선거 때만 되면 살짝 변하는 것은 진짜 ‘살짝’에 불과하다. 목적을 위한 위장이자 술수다. 논어의 ‘위정이덕(爲政以德)’ 즉 덕 있는 정치가를 변별 선택하는 지혜가 우리 좋은 삶을 보장하는 관건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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