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철규

강원도 경제진흥국장

폐광지역. 왠지 부정적 어감으로 다가오지만 1970∼1980년대 국가 에너지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시절, 석탄은 검은 황금으로 불리며 국민적 사랑을 독차지 하였으며 탄광지역엔 늘 활기가 넘쳤고 삶은 풍족했다.

그러나 1989년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탄광이 폐광되면서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경제의 몰락 등 도시존립의 기반이 붕괴되는 치유할 수 없는 엄청난 시련과 아픔을 겪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폐광지역의 경제회생을 위해 폐광지역진흥지구사업, 탄광지역개발사업, 폐광지역개발기금사업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였다.

이 같은 지원 시책으로 폐광지역에는 도로가 새로 뚫리고 상·하수도도 교체되는 등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주민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폐광지역의 경제가 살아나고 인구가 늘었을까?”라는 질문에는 자신 있게 “예”라고 답하기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폐광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주도하고, 지역주민의 희망과 꿈을 키울 수 있는 미래지향적인 대체산업이 필요하다는 고민 끝에 과거 국가 에너지 수급의 보고였던 석탄을 활용한 폐광지역의 신에너지 지대 육성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 첨단기술이 뒷받침된 수소, 연료전지, 석탄액화가스 등을 이용한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 생산기술을 바탕으로 신에너지 지대를 육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을 세웠다.

먼저 지역 특성을 감안하여 석탄을 활용한 관련 사업을 모색하다가 때마침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2011년 세계 최초로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활용, 플라즈마를 이용한 전기 생산 원천기술을 개발하였고 국가 기술인증을 받았는데 이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원동력을 제공하였던 태백지역에 500㎾ 규모의 석탄 활용 첨단 플라즈마 청정 발전시설을 만들고 있고 관련 산업단지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도에는 경제성, 환경성 검증 결과를 토대로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지방보급사업에 반영, 2015년에 3㎿짜리 발전소를 만들 계획이다.

두번째도 역시 석탄을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번에는 석탄에서 석유를 뽑아내는 일이었다(CTL : Coal To Liquid).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아직 갈 길이 먼 사업이다. 그래서 도에서는 먼저 상용화 여부를 테스트할 실증플랜트를 조성할 계획을 세우고 정부와 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및 에너지 관련기업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세번째는 수소융합 연구 단지를 조성하는 일이다. 이는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독자 개발한 세계적인 수준의 한국형수소융합연구로인 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 인공태양)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폐광지역에 수소융합 연구 단지를 유치해 제2의 KSTAR을 설치하고 나아가 이를 토대로 수소융합 플랜트를 건설하여 전기를 생산,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구상을 하고 있다.

네번째는 에너지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다. 앞서 열거한 세 가지 사업의 성과는 전문 인력이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대학원대학교 같은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에너지 연구기관을 유치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은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폐광지역의 희망이자 미래인 신에너지지대 육성을 위해 도는 물론 폐광지역 주민과 도민이 모두 힘을 모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이를 통해 폐광지역에서 생산되는 전기와 석유가 전국에 활발하게 공급되고, 많은 연구원과 학생들이 전문분야에서 연구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신에너지 지대로 탈바꿈한 우리 폐광지역에서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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