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규

한림대 경영대학장

한국분권아카데미 원장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는 1776년 그의 명저 국부론을 저술하였다. 국부론은 ‘한 나라의 국부가 증감되는 원인 및 국부의 성질’ 이라는 원제를 달고 한 나라의 국부를 증진시키는데 영향을 미치는 생산, 기술, 고용, 분배 등의 경제문제뿐만 아니라 전반 사회적 문제 등을 다루는 사회과학의 불후의 고전이다. 미국의 독립혁명과 영국의 산업혁명과 프랑스의 대혁명을 통해서 확립되는 근대사회의 사상적 기반과 논리 및 경제학의 체계를 제공한 스미스의 국부론의 저술적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아담스미스의 고민은 ‘국민을 부유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이다. 개인의 사적이익추구를 강조하는 자유방임보다는 모든 국민의 부로서 사회의 이익을 강조한 아담 스미스는 당시의 사회체계인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상호 동감(Sympathy)에 기초한 도덕경제학을 강조하였다.

국부론이 발간된 지 250여년이 지난 현재의 우리사회는 ‘신 국부론’이 절실한 사회다. 아담 스미스가 다시 태어나면 과연 어떤 책을 쓰고 어떤 지혜를 제공하고 어떤 비판을 갈파할까? 그가 추구하고 상상했던 사회와 현재 우리사회 사이의 괴리에 대하여 무슨 해법을 제시할까?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청년실업, 지구의 지속가능성 등 세상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어떤 대안을 제공할까? 아담 스미스가 다시 오늘날 태어난다면 아마도 똑 같은 고민을 하였을 것이다. ‘국민을 부유하게 국가를 부유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상상이 자유라면 그래서 내가 아담스미스라면 나는 신 국부론: RICE Power’를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쓸 것이다.

국가가 부유하다는 것이 무엇인가?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고민 속에서 ‘과연 한국 사회에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이 채워진다면 우리는 잘 살 것이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RICE 즉 책임감(Responsibility), 혁신(Innovation), 소통(Communication), 그리고 배려(Empathy)다. 이 4가지 요소의 영어 첫 글자를 합치면 RICE가 된다. 재미있게도 그것은 우리의 주식인 쌀(Rice)이다. 국가가 부유하고 국민이 잘 살려면 정치, 문화, 사회,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여야 한다. 이 4가지 영역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바로 정치에서는 책임감(Responsibility), 문화에서는 혁신(Innovation), 사회에서는 소통(Communication), 경제에서는 배려(Empathy)다.

양당에서 대선공약으로 약속한 기초의원·단체장 정당공천폐지를 무력화 시키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은 대표적 정치권의 무책임성 사례다. 또한 국회의원의 지역구 예산 끼워넣기 또한 무책임의 표본이다. 정치는 책임감보다는 권리(right)만을 추구하려고 한다. 문화에서는 혁신이 중요한데 혁신보다는 비창의성의 무능함(inability)이 지속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획일적 통제하에 교육의 창의성이 파괴되고 입시위주의 성적중시사회가 학생들의 창의성과 문화의 혁신성을 방해하고 있다. 사회는 소통이 아닌 불통사회로, 지도자들은 소통보다는 통제(control)를 수단화하고 있다. 경제에서는 모든 구성원이 잘 살도록 배려를 중시하여야 하는데 배려보다는 이기심과 이기주의(egoism)가 목적이어서 경제민주화는 악화되고 빈부 양극화는 더욱 문제화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들은 정치에서는 책임보다는 권리(right)를, 문화에서는 창의성보다는 무능함(inability)을, 사회에서는 소통보다는 통제(control)를, 경제에서는 배려보다는 이기주의(egoism)를 선호하고 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벗어나야 할 것도 재미있게도 쌀(rice)이다. 저자의 의도이지만 소문자로 표기할 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RICE이고 우리가 버려야 할 것도 rice이다.

‘대한민국은 밥심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쌀의 민족이고 쌀 문화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요즈음은 쌀보다 빵과 피자를 짜장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우리는 밥의 사람들이다. 쌀이 우리에게 필요하듯 RICE가 신국부론의 우리사회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문자 RICE의 적은 소문자 rice다. 책임감 R, 혁신 I, 소통 C, 배려 E, 로 신국부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권리의식 r, 무능함 i, 통제 c, 이기주의 e, 여 물러가라. 내년은 갑오년이고 갑오경장이 일어난 지 120년이 되는 해이다. 120년전 갑오년에 갑오경장의 내정개혁이 있었듯이 신국부론의 RICE로 개혁되는 갑오년 2014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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