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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규제 완화와 지방대학의 입학정원 조정

전방욱 2014년 01월 17일 금요일
   
▲ 전방욱

강릉원주대학교 총장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꼭 필요한 규제가 아니면 모두 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런 수도권 규제 해제가 대학에 적용된다면 강원지역의 대학들은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원지역의 대학들은 절대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2013년도 대학입학정원은 총 54만5892명인데 그 중 수도권의 입학정원은 20만2177명으로 약 37.0%에 해당한다. 더 이상 대학입학정원을 방치할 경우 가까운 장래에 수도권과 5대 광역시의 대학만 남고 나머지 대학은 사라져도 대입정원의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2023년까지 16만명의 정원을 감축시키겠다는 의욕이 충만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입학정원감축을 둘러싸고 교육부의 입장이 명확하게 발표되지 않는 채 이런 저런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에 일선 대학의 입장에서는 이에 대비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간 대학의 입학정원감축을 둘러싸고 ‘대학을 등급별로 분류하여 입학정원의 감축률을 다르게 적용하겠다’, ‘지방대뿐 아니라 수도권의 국공사립대 정원도 일정비율로 줄이겠다’, ‘2002년 이후 각 대학에서 감축한 정원을 고려할 수도 있다’는 계획이 하루가 멀다 않고 발표되고 있다. 일단 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교육부의 입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입학보다는 졸업의 문을 좁혀 실력없는 대학생의 배출을 막겠다는 졸업정원제, 최소한의 요건만 갖추면 대학을 설립하게 해 경쟁을 통해 대학이 건실해지도록 하겠다는 대학설립준칙주의는 그 기본적인 구상과는 다르게 대학입학정원을 양산하는데 일조해 왔다. 또한 출생률 감소로 대학입학정원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까지 16만명을 줄이겠다는 교육부의 정책은 그나마 현재 고등학교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 80%가 유지된다는 전제하에서 세워진 것이어서 더욱 대학입학정원을 감축하는 정책이 시행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대학을 등급별로 평가하여 A 등급은 자율적으로 정원을 감축하게 하고 나머지 대학은 등급이 낮을수록 더욱 감축하겠다는 정책은 일견 설득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수도권 12개 대학이 보유한 대학정원이 13.5%에 달하고, 지방에 가지고 있는 분교를 고려할 때에 16.6%에 해당하는 대학정원을 갖는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최상위 등급의 대학이 대학입학정원을 감축하지 않겠다고 결정할 경우 (실제로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느니 정원을 유지하는 편이 경영학적으로는 훨씬 유리하다) 나머지 대학들은 더욱 무리하게 대학입학정원을 줄여야 한다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지난 해 12월 국회에서 개최된 ‘대학 구조조정 정책 대토론회’ 자료집에 의하면 하위등급의 대학은 입학정원을 2.5배 더욱 줄여야 하고 결국 대다수의 지방 소재 군소 대학은 존립할 수 없게 된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따라서 등급별 평가와는 상관없이 모든 대학의 정원을 일률적으로 감축하는 정책이 우선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수도권 중심 정책이 대학의 선택을 좌우하는 현실에서 지방의 작은 대학이 수도권의 큰 대학과 경쟁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지난 10년간의 입학정원 추이를 비교한 결과 수도권 대학은 -8.3%, 특히 서울권 대학은 -5.9%로 정원감소율이 미미한 반면 지방대학은 -21.2%로 수도권대학에 비해 지방대학이 정원을 더욱 감축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지난 이명박정부에서는 서울소재 대학의 정원은 1.4% 증가하기까지 하였다.

‘대학 구조 개혁(정원) 정책 평가와 전환’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퇴출이 예상되는 강원지역의 사립대학 인원만도 입학정원 2만3469명에서 무려 41.9%에 해당하는 9838명에 달한다.

현재 강원지역은 대학의 3분의 1이 없어질 위기에 놓여 있고 규모별로 보면 입학정원 2000명 미만 대학일수록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고 한다.

이쯤 되면 정원 조정이 ‘지방대학 죽이기’라는 비판을 받는 것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수도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강원지역에서 대학이 담당하는 역할을 볼 때 지방대학의 몰락은 곧 지역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다행히 지난 연말 박근혜정부는 지방대학을 살려 지역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교육부의 입학정원의 조정 정책은 이 법률의 입법 취지와 걸맞게 지방대학이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선도한다는 기본 입장을 이해하며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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