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에는 직장 개인 가정 모두 한해 계획 세우기에 분주하다. 며칠 갈지 모를 정도로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는 말도 있지만 그래도 작심을 하는 것과 아닌 것과는 임하는 마음과 동기부여가 다를 것이기에 실천을 담보하지 못하는 계획일지언정 계획은 소중하다. 마음먹기 따라서 같은 상황에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을 우리가 익히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옛날 중국 한나라 명궁 장수 이광은 어느 날 혼자 사냥을 하다가 숲 속에서 길을 잃었고 그 때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큰 호랑이를 보았다. 그는 잡혀 먹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온 힘을 다하여 활을 당겼고 그 활은 명중되어 호랑이를 쓰러뜨렸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것은 호랑이가 아니라 호랑이처럼 생긴 바위였다. 화살로 바위를 뚫었다는 것이 너무 기이해 그는 그 바위를 향하여 다시 화살을 쏘아 보았다. 그러나 그 화살은 박히기는커녕 튕겨져 나갔다. 중국 우화집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상대가 나를 죽일 수도 있는 호랑이라고 생각했을 때 쏜 화살은 바위를 뚫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지만, 바위라고 생각했을 때 쏜 화살은 바위에 박힐 수조차 없었다는 사실은 사람의 집중도나 욕구의 간절함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 상이할 수 있다는 교훈을 제공한다. 사람들이 조금 느슨해질 때마다 초심을 찾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초심은 우리의 욕구가 가장 간절한 상태 그리고 다른 잡다한 욕구가 엮이지 않고 순수하게 정리되어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 정진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천성은 고칠 수가 없다고들 말한다. 하긴 우리는 너무나 좋은 환경에서도 전혀 변하지 않는 사람들을 수없이 목격해 왔다. 그러나 천성 탓하는 것은 과오에 대한 구실 찾기의 궁여지책일 뿐 무책임한 일이다. 물론 상황이 정말 안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못 이루는 것의 주요 원인은 간절한 마음과 실천이 부재한 경우가 많다. 헤르만 헤세는 ‘사람의 생활은 자신이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하는, 꼭 그 노력만큼의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다. 문제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스스로를 교육시켜 변화하고자 하는 마음 그것이 승리비결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 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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