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손실 우려·기간제약

강원 농협 254계좌 그쳐

최근 정부 주도하에 재테크와 세테크를 위한 ‘소득공제 장기펀드’(소장펀드)가 본격 출시됐지만 원금손실의 위험부담과 가입기간 등의 제약으로 고객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26일 도내 금융기관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예금상품 대부분이 2~3%대의 저금리인 상황에서 납입액의 40%까지 소득공제 해주는 ‘소장펀드’가 지난 17일부터 증권사·은행·보험사 창구에서 일제히 판매되고 있다.

소장펀드는 직전 과세기간 총급여가 5000만원 이하인 급여 생활자들이 가입할 수 있으며 연말정산 시 연간 6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금액의 40%까지 소득공제 받을 수 있다. 또 가입기간이 10년으로 소득공제 혜택을 11번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직장인 등 고객에게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판매를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도내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특히 도내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에서는 개인연금과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유일한 상품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은 문의만 있을뿐 가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반응이다.

농협 강원영업본부의 경우 지난 17일 출시이후 21일까지 4일간 도 전역의 농협은행을 통해 가입한 실적이 254계좌에 그쳤다. 이는 지난 해 3월 재형저축 출시 첫날에만 500여계좌가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4일까지 일주일간 도 전체 영업점에서 가입한 실적이 290계좌에 불과했다. 다른 시중은행과 증권사에서도 영업점별로 간간이 문의만 들어올 뿐 신규 가입은 거의 없다는 게 창구직원들의 설명이다.

이 처럼 소장펀드의 가입이 저조한 것은 적립식 펀드의 특성상 위험부담이 따르는데다 10년 의무 기간과 중도 환매 금지 등의 제약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도 최근 증시가 부진하면서 원금 손실 우려가 있는 펀드에 장기 투자를 꺼리는 성향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직장인 박 모(42·춘천시)씨는 “주식과 채권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 수익률 흐름이 크게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 가입하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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