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영

사진부장

올해는 꼭 금연에 성공하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지금 라이터를 켜고 있다. 금연정책이 확대되며 흡연자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 그러나 금연은 생각보다 어렵다.

가족과 나들이에서도 흡연 후 차량에 타면 약속이나 한 듯 동시 다발적으로 냄새가 난다며 군소리(?)에 죄인 아닌 죄인이 된다. 담배를 처음 대했을 때 별다르게 느끼지 못했던 담배냄새가 나이를 먹으면서 찌든 니코틴 냄새로 변해 본의 아니게 주위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어김없이 올해도 금연을 시도했으나 최근 실패 후 하루 한갑 이상을 피우고 있다. 의지가 박약해서다.

스트레스와 피로를 해소하기 위해 흡연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담배를 피우는 행위 자체가 피로를 부르는 일이라고 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신진대사를 방해하고 혈관의 동맥경화를 일으켜 발기부전을 유발하기도 한다. 심인성이 아닌 동맥경화로 인한 발기부전은 치료가 어렵다고 한다. 흡연의 유해성을 알면서도 흡연실이 만들어지지 않은 구석에서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지금까지 끊지 못하는 걸 보면서 초라하기만 하다.

담배로 인해 폐암을 선고받고 투병 중 타계한 춘천출신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가 코에 호스를 꼽고 금연 홍보를 하던 모습에 엄청난 충격을 받고 금연을 결심했었던 흡연가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충동유혹에 쉽게 빠지는 청소년 흡연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한다. 강원도내 청소년 흡연율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것도 문제다. 한국 건강증진재단은 지난해 청소년 흡연 여부에 대한 조사결과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는 청소년은 흡연자가 78.2%, 비흡연자가 68%로 가족 중에 흡연자가 있을 때가 10.2%P가 높다. 가족 중 흡연자로는 아버지가 43.1%, 형제자매가 15% 순이라고 한다.

미국 퍼듀대 연구결과 흡연학생은 비흡연학생보다 부모와 친구 등 주위사람들과 관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른들의 흡연 만큼이나 청소년들의 흡연은 사회를 좀먹는 악인 만큼 흡연 예방과 금연교육이 철저해야 된다. 이 같은 점에서 춘천기계공고가 가정과 연계한 금연교육이 눈길을 끈다. 내용인즉 춘천기계공고는 학생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3진 아웃제를 골자로 교칙을 강화했으며 학교 전지역의 절대 금연구역 설정,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한 아버지 교실 운영 등 학생 금연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금연을 위한 현실적인 교육정책이다.

건강보험공단은 10년간의 공단 자료로 연구한 결과 흡연으로 인한 건보공단 피해가 2011년 기준 1조7000억원으로 나타나자 금연이 확산될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소송대리인단이 구성되면 흡연 피해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제 흡연가들의 끽연권은 사라졌다. 금연구역이 늘면서 흡연자들의 설 땅은 점점 좁아진다. 이 같은 추세라면 멀지 않은 장래에 담배가 마약 취급을 당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흡연자들이여 금연으로 건강을 챙기고 자녀들의 금연을 위해서라도 봄꽃이 피는 이 좋은 봄날에 다시 한 번 금연을 시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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