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잊고 승객 버려둔채 구조된 세월호 선원들
샌프란시스코 비행기 추락 때 승무원과 비교돼

▲ 정종승

순복음춘천교회 교육담당

최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여객선 침몰사고는 우리 모든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승객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가던 10대 학생(안산 단원고)이라는 소식에 더욱 안타깝고 놀랐습니다.

모든 사고, 사건에 있어서 중요한 시간이 있습니다. 그 시간을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 합니다. 응급처치법 중에 심폐소생술(CPR)은 순간적인 심정지 상황에서, 응급상황 발생 후 최소 5분, 최대 10분 안에 시행되어야 합니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면 뇌로 보내지는 산소량이 적어져 응급처치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듯이 모든 사고에 있어서 초기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사고 발생시 초기 한 두시간을 이른바 ‘골든 타임’으로 간주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승객을 구해야 할 선장, 항해사 등 선원들이 먼저 구조되었습니다. 배의 책임자인 선장은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많은 승객을 버려둔 채 선장의 사명과 역할을 감당하지 않고 그 자리를 회피하고 빠져 나왔습니다. 국내외 매스컴에서는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자리를 떠나지 말라’고 말해 놓고 자신들은 배에서 탈출했다” 고 강조했습니다.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을 102년 전 영국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승객들을 대피시키고 자신은 배와 함께 수장된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와 비교했고, 2012년 승객들을 남겨두고 도망친 이탈리아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선장과 동일시 했습니다.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면서 작년 7월에 있었던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 항공기 착륙 사고를 다시금 생각나게 합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 이윤혜 캐빈장, 최선임 승무원 외 3명은 몸을 사리지 않고 다른 승객들과 함께 승객들을 부상자부터 차례로 비행기 밖으로 탈출시켰고, 정신을 잃은 동료 7명을 대피시킨 다음에야 기내에서 나왔습니다. 신속한 구조 요청과 안전한 승객 대피 안내로 인명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선임인 이윤혜 캐빈장은 자신도 부상을 입었음에도 마지막까지 항공기에 남아 승객들과 동료 승무원들의 대피를 도왔습니다.

한 외신은 “항공사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90초 내에 승객들을 기내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90초 탈출 여부가 생사를 가르는 기준”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90초의 규칙을 잘 지킨 덕에 최악의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고 칭찬했습니다. 네티즌들도 “위급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운명의 90초’를 지켜내고 대형 참사를 막은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우리의 공동체 가운데 파도가 높고 거세게 몰아쳐 고난과 어려움이 있어 가족이나 이웃이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받을 보상과 이익을 먼저 추구하지 않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의 자리에서, 그 아픔과 고통을 함께 공감하고 함께 섬기고 함께 헌신, 봉사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를 위해 섬기시고 헌신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이러한 삶을 통해 더불어 함께 나누고 행복을 만드는 가정, 사회, 지역 그리고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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