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재석이 국민 MC로 칭송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며 유재석에 대한 느낌을 어느 개그우먼이 말한 적이 있다. 유재석은 아무리 신인 개그맨이라 하더라도 후배 개그맨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어 감동을 준다는 것이다. 유명한 후배 아니면 이름은 일부러 외우는 과정 없이는 저절로 이뤄낼 수 없는 일이기에 후배들 이름 하나에도 노력을 들이는 그가 너무 대단하다는 말인데 공감가는 이야기다. 상대방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사소한 일 같아 보이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카네기는 그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그가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하는 수많은 노동자들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주었다는 것을 꼽는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인기가 높은 것도 그가 타인에게 쏟는 노력이 남달랐기 때문이라고 후세는 평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소속한 집단의 리더나 자신이 닮고 싶어하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주면 대부분 크게 고무되어 충성을 다짐하게 됨을 십분 활용한 리더들이다. 이런 일은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의도를 하고 계획을 세워 실천해 이뤄내는 일들이다.

책 ‘아웃라이어’는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가 말한 ‘실용지능(practical intelligence)’을 소개한다. 이는 일반지능과는 다른 지능으로 ‘뭔가를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언제 말해야 할지, 어떻게 말해야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을 포함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즉 전체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얻는 것과 관련된 지식으로 주로 ‘방법’과 ‘실천’에 관한 능력을 말한다. IQ가 선천적으로 받은 능력이라면 실용지능은 후천적으로 학습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유재석이나 카네기 루즈벨트는 실용지능이 높은 리더들이다.

세월호 사고에서 박 대통령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다면 이 실용지능 아닐까 짐작해 본다. 타이밍을 못 맞춘 사과와 눈물로 진정성을 제대로 전달 못하는 것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세월호 수습의 일환으로 총리가 바뀌고 교육 사회 문화를 총괄하는 부총리가 신설되는 등 혁신과 변화를 위한 대통령의 노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이 보듬어지는 변화를 기대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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