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의 책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에는 마라톤에서 꼴찌지만 최선을 다해 달리는 선수가 박수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수상권에서 벗어났지만 고독과 노력이 함께 스며 있는 선수들의 얼굴을 보면 진심으로 격려의 박수를 보내게 된다는 것이다. 등수는 중요하지 않는 경쟁이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찬사가 일등에게만 집중되어 있는 현실에서 격려 없이도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자기싸움에서의 승리를 증명해 보인다. 꼴찌지만 갈채받아 마땅한 이유다. 선거에서도 후보자 모두에게 갈채를 보내주면 좋으련만 선거경쟁은 일등에게만 영광과 박수를 준다. 후보자들이 네거티브를 불사하면서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승리에 집착하는 이유다. 찍을 후보를 미처 결정치 못한 부동층 공략에는 상대후보 흠집내기의 네거티브 공세가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긍정적 정보보다는 부정적 정보가 사람들의 인식에 더 크게 작용하는 부정성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효과가 높은 전략이라 하더라도 네거티브는 상흔을 많이 남기는 난타전이다.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링컨 대통령도 원래는 남 비판 잘하는 사람이었다. 변호사일 때는 반대자를 공격하는 편지를 신문에 공개하기도 해 분란을 일으켰다. 그러던 중 실즈라는 싸움꾼 정치가를 공격하기 위해 한 저널에 익명으로 그를 풍자하는 글을 실었는데 이 글로 화가 난 실즈는 링컨에게 결투를 신청했다. 결국 이 결투는 무산되었지만 중간 과정에 링컨은 큰 마음앓이를 해야만 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링컨은 상대를 비방하는 글도, 남을 비난하는 일도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아무리 절박한 상황에서도 이 결심을 지켜냈다. 비난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이 소중한 교훈은 링컨을 자자손손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에 나온 글이다.

박빙일수록 네거티브는 공세의 강도를 더하니 도지사, 교육감 선거를 비롯 도내에서도 네거티브 선거전이 만연했다. 오늘은 6·4 지선 날이다. 네거티브가 옳았는지 아닌지는 두고 볼 일이다. 누가 되든 당선자는 현실정치에서는 비난 비평은 더 이상 안하겠다는 링컨의 결심을 이어받기 권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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