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나눔이 삶 원동력”
저소득층 후원에 앞장
자녀들도 기부 뜻 동참

작은 행복도 나누면 배가 된다.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송정부)는 매년 ‘나눔과 함께하는 착한가게 캠페인’ 을 열고 보이지 않게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도내 착한가게 업주들을 선정, 협약식을 갖고 있다. 본지는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공동으로 도내 착한가게 업주들을 만나 그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연재한다.

 

 

“우리 삶의 기본인 나눔을 잘 지킬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자신의 인생의 반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한 사람이 있다. 25년간 지역사회 곳곳을 누비며 저소득층 아이들 후원에 앞장서 온 춘천 동내면 거두리 거두주유소 김정배(56·사진) 대표.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인터뷰냐”며 한사코 거절하던 김 대표를 지난 15일 그의 주유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착한가게 협약을 통해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김 대표에게 나눔은 삶 그 자체다. 지난해 겨울 춘천시청에 유류를 지원,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지난 4월에는 주유소 설립기념일을 맞아 지역 청소년 장학금으로 45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어린이재단 후원, 독거노인 생신상 차려드리기 역시 그의 활동 중 하나.

김 대표가 나눔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0년. 안양에서 회사를 다니던 중 춘천에 발령받은 그는 지역에 적응하기 위해 1992년 국제와이즈맨 클럽에 가입, 봉사활동으로 홍천 명동보육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서너살된 한 아이와 인연이 닿아 결연하고, 월 3만원씩 후원한 것이 계기가 되어 나눔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김 대표는 “사람 사귀고 싶어 시작한 봉사가 결국 삶의 원동력이 됐다”며 웃었다.

후원받은 학생들의 감사 편지를 받을 때, 복지시설에서 주관하는 만남의 날 온 가족이 후원 학생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가장 즐겁다는 김 대표. 하지만 25년간 늘 뿌듯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야심차게 시작한 나눔 사업이 시간이 흐를수록 관심 부족으로 흐지부지 될 때마다 그는 속으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김 대표는 “나눔은 일회성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며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의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눔은 이어져야 한다”는 그의 의지가 통해서일까. 그의 자녀들도 조금씩 나눔의 매력을 맛보고 있다. 아들 김태봉씨와 며느리 고은아씨는 지난해 첫 딸 재인 양의 돌잔치 축의금 일부인 300만원을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본지 2013년 6월 17일자 23면) 딸 김은희 씨와 사위 전경호 씨도 지난달 31일 결혼식 축의금 중 300만원을 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본지 6월 2일자 19면). 자녀들의 기부에 대해 김 대표는 “아직 젊어서 꾸준한 나눔은 어렵겠지만 특별한 날이라도 꼭 주변을 살필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사위 전경호씨는 “결혼 전에는 기부 문화에 대해 잘 몰랐지만 이제 아버님을 본받아 일상 속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바로 지난해 12월 설립한 충청향우회 장학재단을 체계화 하는 것. 지속적인 활동으로 춘천에서 나눔문화에 빛을 발할 수 있는 기관이 되길 바란다는 김 대표. 그는“작은 것이라도 시작하려는 그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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