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에 술 파는 사람이 있었다. 술 맛도 좋고 주인도 친절한데 손님이 없었다. 이유가 궁금해진 주인이 지인에게 그 이유를 묻자 지인은 가게 앞에서 기르고 있는 개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사나운 개가 술집 앞에 버티고 있으니 아무리 술맛이 좋아도 다가갈 엄두를 못낸다는 것이다. 한비자는 ‘나라에도 맹견이 있다. 훌륭한 사람이 있어도 악한 신하가 맹견이 되어 그 사람들을 해친다. 그래서 군주는 그 현명함이 가려진다’라고 말한다. 명재상 안자의 지략과 처세를 모은 책 ‘안자춘추’에 나오는 글이다.

참모로 맹견을 고를 것인지 적임자를 골라낼 것인지는 수장들의 감각에 달려 있는데 그 감각은 리더의 주요역량 중 하나다. 업무수행 능력과 균형있는 감성이 잘 갖춰진 인재를 골라내 어떻게 한 팀으로 호흡을 맞추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한 사람이 카네기다. 대부호 카네기는 자신이 철강왕이라고 불리게 된 비결은 자신이 철강을 잘 알아서가 아니라 본인보다 철강에 대해 훨씬 박식한 몇백명을 고용한 것에 있다고 말한다. 인재를 잘 선택한 것이 자신을 세계최고 부자로 만들었다는 그의 신념이 얼마나 대단했던지는 그가 직접 쓴 묘비명을 보면 알 수 있다 ‘자신보다 현명한 인물들을 주변으로 모이게 하는 방법을 터득한 자가 이곳에 잠들다’가 그의 묘비명이다. 카네기 성공의 바로미터가 훌륭한 인재로 구성된 측근들에 있었던 것처럼 대통령 업무수행 성공여부도 좋은 참모 등용 여부에 달려 있다.

총리후보 문창극씨의 자질논란이 시끄럽다. 특히나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은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과 ‘위안부 문제로 일본에 사과 요구는 불필요하다’는 그의 발언은 아무리 배경을 감안해 듣더라도 우리 국민 정서로는 이해 어려운 편향 발언이다. 국가 공직자는 역사에 대한 자긍심이 기본인데 그의 역사관이나 국가관은 자긍심하고는 거리가 있다. 병이 있는데도 의사한테 보여주기를 꺼린다는 뜻의 ‘호질기의(護疾忌醫)’는 잘못이 있는데도 남의 충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음을 비아냥해 쓰는 말이다. 사퇴요구가 거센데 정작 후보자는 요지부동인 것을 보면서 떠오른 단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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