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범

농어촌공사 철원지사장

강원도 최대 곡창지대인 철원의 물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겨울 내린 눈의 양이 적었고 금년 강우량 역시 평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철원지역의 식수원인 한탄강이 마르는 등 그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농업용수의 사정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그나마 동송·철원읍 지역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가 있어 모내기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근남면 지역은 농업용수 부족으로 모내기는 물론 밭작물 영농에도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더 절감하게 된다. 예로부터 치수(治水)를 잘하는 나라가 부강한 국가였다. 이는 산업화를 거쳐 정보화가 대세를 이루는 지금의 시대에도 예외일 수 없다. 우리가 어떠한 시대를 살고 있던 물은 우리 생명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가뭄은 치수(治水)와 물 관련 시설물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부각시켰다. 한탄강이 마르는 초유의 가뭄에도 농어촌공사는 토교저수지의 물을 한탄강으로 흘려보내 상수원으로 공급하였고 동송, 금연, 용화 등 관내 저수지의 체계적인 급수관리를 통해 물부족 상황에 대처한 결과 가뭄으로 인한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하지만 수리시설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영농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근남면 지역은 용수원 자체가 없어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점에서 예산 부족으로 공사가 늦어지고 있는 근남면 풍암저수지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총사업비 300억원으로 2007년 시작한 풍암저수지 축조공사는 현재까지 60%안팎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으나 정부 재정 형편상 매년 30억원 내외의 예산만이 배정되기 때문에 2016년 이후에나 담수가 가능하다. 그때까지는 물 부족에 대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이야기다.

강원도 최대 곡창지역인 철원군의 경쟁력은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에 있으며 품질 좋은 농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안정적 용수 공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리고 안정적 용수 공급, 즉 효율적인 치수(治水)는 물 관련 시설물에 대한 투자에서 시작한다.

풍암저수지의 조기 완공, 토교저수지의 담수 능력 제고와 재해예방을 위한 리모델링 사업, 저수지 말단부 상습 가뭄지역의 관정 개발 등 차제에 농업기반정비사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예산의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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