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들지 못하고 귀환했다. 많은 언론들이 홍명보 감독의 역량을 문제삼았다. 의리에 입각한 선수 구성부터 변화를 모색하는 과정까지 기대 이하라는 평가였다. 홍 감독처럼 화려한 경력의 스포츠스타가 감독이 된 후 선수시절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내는 경우가 있다 . 회사에서 실무에 탁월한 자질을 보인 직원이 간부로 승진을 했다. 직원으로 일할 때는 승승장구했었는데 많은 사람을 거느리는 간부가 되자 제대로 일을 해 내지 못했다. 이 두 경우 모두 리더십 부재 때문에 생겨난 일 들이다. 리더십의 사전적 정의는 ‘무리를 통솔하는 능력’이지만 관계지수가 강조되는 요즘세태의 리더십은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일하는 방식’이다. ‘소통 경청 섬김’ 등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필수 능력이 상대의 관점과 입장을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하는 능력임을 감안할 때 결국 리더십은 함께할 때의 원숙함을 지칭하는 말이다.

불통 대통령 막말 정치인 부패 관료 등 우리나라에서는 따라하고 싶은 리더십보다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을 수 있는 리더십이 흔하다. 저렇게는 되지 말아야지 하는 리더가 닮고 싶은 리더보다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라는 말이다. 이는 대한민국에서의 좋은 리더십이란 교육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개인이 각고의 노력으로 일궈 나가는 것임을 의미한다. 공자는 지도자의 도리로 ‘인덕이 있는 사람은 근심하지 않으며 지혜가 있는 사람은 미혹되지 않으며 용기가 있는 사람은 두려워하지 않는다’의 세 가지를 강조한다.

어제 민선 6기가 출발했다. 지도자들은 그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구성원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혜안이 필요하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흔히 빠지기 쉬운 자기중심적 사고에 몰입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백악관에 최초 입주한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정직하고 지혜로워야 한다’는 문구를 백악관 식당에 붙여 놓았다 전해진다. 백악관에 걸려 있는 정직과 지혜나 공자가 주장하는 도리나 모두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은 초심의 다른 표현일 것이다. 힘찬 새출발이 감동적인 리더로 이어지는 첫걸음이기를 기원한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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