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사람들 대부분은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라고 답한다. 교육은 ‘인간행동을 계획적으로 변화시키는 일’이라는 정의에 비춰보면 그리 틀리지 않은 답이다. 그러나 소매치기나 조폭들이 부하에게 자신들의 기술을 가르치고 그 부하는 배웠다고 가정해 보자. 과연 그 범법기술을 전수하는 과정을 교육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을까? 또한 기술을 완벽히 터득했다면 교육이 성취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말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바로 교육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value)’가 배제되었기 때문이다. 즉 가르쳐서 생긴 변화라 하더라도 그 변화가 사회 통념상 옳은 것을 추구하는 긍정적 변화가 아니라면 교육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교육학자 피터스는 ‘교육은 바람직한 정신상태를 도덕적으로 올바른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실현하는 일’이라고 정의 내린다. ‘바람직한 정신상태’란 교육의 목적이 가치로운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이고 ‘도적적으로 올바른 방법으로’라는 말은 교육 실천이 정의로워야 함을 뜻한다. 교육의 전반적 과정이 가치지향적이라는 사실은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자가 가치선택과 실행에 도덕적 책임을 의식해야 함을 일깨워 준다. 즉 교육자는 좋은 교육실천이라는 기본 책임감 외에 스스로 인간 삶의 전형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오류를 최소화하겠다는 책무감 등을 늘 인식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도덕적으로 결점이 있는 교육자는 제대로 된 교육을 실천할 수 없다. 공자는 ‘지도자가 바르게 행동하면 백성들에게 명령을 하지 않아도 명령이 시행되고 지도자가 바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백성들에게 비록 명령을 한다 하더라도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OECD에서도 교사의 질을 좌우하는 것으로 ‘도덕적 모범’을 제일 강조한다.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 청문회가 오늘 열린다. 도덕성 결여가 눈에 띄는데 다른 것도 아니고 교육수장이라니 아이러니다. ‘재산을 잃는 것은 조금 잃는 것이다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는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 것이다’라는 윈스턴 처칠의 말이 떠오른다. 포기할 줄 아는 용기가 정말 어려운 용기임을 또 깨닫는 오늘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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