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대박이 나면 주인공 탤런트들은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민한다. 주인공 이미지가 사람들 사이에 깊이 인상박혀 다른 극으로 발탁이 잘 안 된다는 것이 고민의 내용이다. 하긴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여 영원히 그 주인공으로 남는 사람들도 있다. 콧소리로 엉뚱하게 말하는 것으로 인기 끌었던 ‘맹구’역할의 이창훈씨는 그 뒤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못했다. 이미지의 고착화 때문에 일어난 일인데 그래도 이런 긍정적 낙인은 조금 괜찮다. 과거 경력이 현재의 인물 평가에 미치는 영향, 즉 낙인효과가 걱정스러운 것은 부정적 정보로 생긴 낙인은 너무 파워풀해 사람들 기억 속에 나쁜 인상을 오랫동안 형성한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SNS가 낙인효과의 원산지가 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한 고교에서 ‘페이스북이나 트윗에 글 올릴 때는 조심해라. 유튜브 등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는 내가 올린 정보가 언제 다시 나타나 내 부메랑이 될지 모를 일이다.’라고 강연했다. 고용인이 구직자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페이스북 등 SNS를 뒤져 볼 시대도 올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그의 말대로 오늘날 미 대학들은 입학지원자 인터넷이용 검증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 매너는 괜찮은지, 성향과 가치관 사회성 더 넓게는 인격은 어떤지, SNS 등 온라인에 올렸던 글들을 조사해 보면 그 사람이 보인다는 생각에서다.

맹자는 ‘하늘이 내린 재앙은 오히려 피할 수 있지만 자신이 만든 재앙은 피하여 살 수 없다’고 말한다. 홍명보 감독이 자진사퇴를 결정했다. 진실되지 못한 면면들이 SNS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작년 기성용 선수가 자신의 SNS에 최강희 전 감독을 비난하자 “나의 대표팀 운영에 SNS는 있을 수 없다”던 홍 감독이었다. SNS를 막을 것이 아니라 SNS에 있는 무엇이 공개돼도 두렵지 않게 살아가는 것을 의식하고 행동했어야 했는데 본말(本末)을 분별하지 못해 생긴 일이다.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남 탓하지 않고 잘못된 원인을 자기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의 반구제기(反求諸己)는 지도자의 기본이다. 지도자나 범인(凡人) 누구나 낙인효과를 염두에 두고 사는 자세가 늘 필요함이 교훈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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