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영

사진부장

영월 동강유역의 바위 절벽틈에서 자라는 우리나라 특산종인 동강할미꽃이 있다. 이 아름다운 꽃을 렌즈에 담기 위해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들이 꽃을 훼손하거나 물방울이 맺힌 장면 촬영을 위해 음료수나 워셔액까지 뿌린다는 믿기지 않는 뉴스를 종종 대한다.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 참 안타깝다.

그러나 최근 이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 꽤나 알려진 사진작가에 의해 발생했다. 사진작가 장국현씨가 금강송 군락지인 경북 울진군 산림보호구역 내에서 작품의 구도 설정 등 촬영에 방해가 된다며 금강송을 베어낸 사실이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 장국현씨는 2011년 7월, 2012년 봄, 2013년 봄 세 차례에 걸쳐 금강송 군락지인 울진군 서면 소광리 산림보호구역에 들어가 수령이 220년 된 것을 포함한 금강송 11그루, 활엽수 14그루를 무단 벌채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고 한다.

장씨가 무단 벌채한 금강송 11그루 중 1그루는 장씨가 사진을 찍어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해 수백만원에 거래된 ‘천년대왕송’의 주변에 있는 일명 ‘신하송’으로, 직경 60㎝에 높이 13m 수령이 최소 220년 이상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씨의 작품은 국내외 전시회에 출품돼 수백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무단 벌목을 한 뒤 찍은 ‘대왕(금강)송’ 사진을 2012년 프랑스 파리, 2014년 서울 예술의전당,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서 전시했다고 한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잘못된 관습이 일종의 영웅담이 되고 있다고 하니 혀를 찰 일이다. 이번을 계기로 사진작가들과 출사객들의 의식이 전환돼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사진예술을 통해 오히려 관광발전에 도움이 되기 바란다. 진정성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진은 사진이 아닐 뿐더러 아무런 가치가 없다.

전국에 많은 사진공모전이 열리는데 작품 심사위원들은 공모한 작품을 보면 포토샵으로 너무 왜곡해 사진을 골라내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저마다 한마디씩 하소연을 한다. 이 같은 볼썽사나운 일이 발생하는 것은 ‘상금 사냥꾼’들 때문이라고 사진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사진 예술을 위해 자기만의 색깔을 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돈을 좇아다니는 일종의 파파라치다.

돈과 자기만의 사진예술의 착각에 빠져 자연을 훼손하고 자기만의 사진을 담아내고 포토샵으로 작품을 고쳐 돈도 벌고 명예도 얻는 이런 일은 두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사건이며 이렇게 나쁜 습성으로 얻는 돈과 명예는 땅바닥으로 떨어져 결국 장국현씨의 사건과 같은 일이 재현될 것이라 생각된다.

일부 몰지각한 사진작가들과 동호인들이 사진을 하는 사람들에게 욕되게 하는 일이 이제는 일어나지 않게 사진 선배들이나 동호인 선배들이 좋은 예술을 접할 수 있게 따끔한 질책도 필요할 것 같다.

이번 금강송을 베어낸 사건이 사진작가와 사진을 시작하는 동호인들에게 반면교사가 돼 진정한 사진예술이 한단계 업그레이드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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