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는 ‘안녕하세요’ 인사만큼 흔하고 친근하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은 언제나 행복을 목적 그 자체로서 추구하며 사는 듯하다. 근데 누가 봐도 행복할 환경인데 행복하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행복할 게 없는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아내는 사람이 있다. ‘행복’은 극히 주관적 감정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얼핏 생각해 보면 한국인은 행복하지 않다고 느낄 사람들이 더 많을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하면 치열할수록 승자의 비율보다 승자가 못된 사람들의 비율이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의 ‘행복감’은 OECD국가 중 가장 낮다는 발표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한 적이 있다.

해맑은 이해인 수녀가 자주 쓰는 시어들은 ‘감사’ ‘사랑’ ‘행복’ 등등이다. 수녀님은 시 ‘행복할 이유’에서 ‘주님 덕분에 저는 행복합니다. (중략) 아름다운 자연 읽어야 할 책 덕분에 저는 오늘도 행복합니다. 행복할 이유가 참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교황바오로 2세는 임종시에도 ‘나는 행복합니다. 여러분도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강조하셨다. 성직자는 사물의 참모습과 영원히 변치 않는 진리를 알아 볼 수 있는 사람들로 속세의 우리들 삶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신의 메신저인 그들의 언행은 권위가 있어 사람들은 그들을 본받으려 애쓴다. 성직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행복할 이유 많다며 행복을 강조한다면 우리들은 타인의 행복을 돌보고 자신도 행복해지려 노력해야 함이 마땅하다.

오래전에 한 방송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빈한한 삶과 그의 리더십을 조명한 적이 있었다. 낮아짐과 섬김을 벗하고 사는 그에게 큰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교황이 내일부터 18일까지 5일간 방한하는데 최근 그가 말한 ‘더 행복해지기 위한 10가지 비법’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필자 또한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깔아놓고 주문 걸 듯 외우고 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인정하라는 1조항부터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는 10조항에 이르기까지 교황이 말씀하신 것이기에 의무감을 갖고 실천을 다짐한다. 인간냄새 듬뿍 나는 교황이라 그런지 실천이 어려운 조항이 없는 것이 큰 다행이다.

조미현 출판기획부국장 mi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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