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관

춘천기독교연합회장

나폴리에서 남서쪽으로 23km 떨어진 베수비오 산 근처에 있었던 폼페이는 79년 베수비오 화산의 격렬한 폭발에 의해 헤르쿨라네움 및 스타비아이와 함께 매몰되었는데 화산폭발이 얼마나 급작스럽고 격렬했었는지는 빵을 굽거나 대화를 나누다가 그대로 화석이 되어 버린 모습들을 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로마의 위성도시로서 환락의 도시일 뿐 아니라 무역이 활발히 이루어진 놀랄 만한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 화산폭발이 79년이라면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이 태동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인데 브리태니커 사전에 의하면 이미 방앗간·반죽기계·오븐이 완전히 갖추어진 빵집이 있었을 뿐 아니라 모직을 가공하고 세척하는 공장, 램프 공장들, 많은 포도주·식품 상점들이 즐비했으니 입을 벌릴 만하다.

그런데 성경에 기록된 소돔과 고모라는 폼페이보다 2000년 가까이 앞선 BC 1900년 경에 존재했던 도시들이다. 창세기 19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소돔과 고모라는 하나님의 눈으로 볼때 다른 도시들과 함께 있게 해서는 안될 도시였다. 그래서 천사들을 보내 그들의 실상을 확인한 후 유황불을 비처럼 보내는데 아브라함의 조카인 롯의 아내가 천사가 구출해 주는데도 불구하고 뒤를 바라보다가 소금기둥이 된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데 성지순례를 하다보면 사해바다 근처의 산에 사람모양의 소금기둥이 롯의 아내라고 가이드들이 소개하곤 한다.

문제는 도대체 소돔과 고모라가 어느 정도였기에 유황불로 도시를 없애야만 했을까? 창세기에서는 동성애임을 가리키는 성적타락을 모티브로 하고 있어서 성적타락의 심각성을 말해주지만 BC 6세기 경의 선지자로 활동한 에스겔의 예언에 따르면 보다 구체적인 죄악상을 지적하고 있는데 원문 그대로 소개하자면 “네 아우 소돔의 죄악은 이러하니 그와 그의 딸들에게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이 있음이며 또 그가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도와 주지 아니하며 거만하여 가증한 일을 내 앞에서 행하였음이라. 그러므로 내가 보고 곧 그들을 없이 하였느니라(겔 16:49-50)”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는 이 소돔의 죄악이 이스라엘의 죄에 비하면 아우의 수준이라는 것 즉 이스라엘의 죄가 더 극하다는 것인데 역사는 예언대로 이스라엘이 바벨로니아에게 멸망을 당하고 70년 동안 포로생활했음을 입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금의 대한민국은 어떠할까? 에스겔 선지자가 지적하고 있는 젊은이들의 교만,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 그러나 그럼에도 나눔에는 인색한 삶에 거만함이 보태진 이 덕목들이 우리와는 상관없을까? “그러므로 내가 보고 그들을 없이 하였느니라”라는 말씀은 등골이 오싹해지는 경고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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