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영대

가톨릭관동대 교수

오늘(13일)은 수학능력시험일이다. 강원도내의 경우 43개 시험장에서 1만6141명이 수능을 볼 예정이다. 대학을 가는 데 있어서 수시가 아무리 많아져도 수능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수시에 아무리 합격하여도 수시에서 최저 등급을 못맞추면 불합격하기 때문이다. 부모님들과 주위 친인척들은 수험생들이 수능을 잘보게 여건을 만들어야 하겠다.

수능을 보고 난 이후 가채점 결과 점수가 잘 나온 수험생들은 만족을 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수험생들은 실망이 클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도도 필요하다. 자신의 결과에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이것은 하나의 통과절차라는 것을 강조하여야 하겠다. 약간의 휴식을 취하면서 곧 다가올 기말고사(일부 학교는 수능 이전에 실시하기도 했음)를 준비하고, 수시전형에 대비하면서 앞으로 발표되는 수능점수를 기다리도록 지도하여야 하겠다.

아울러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사용하게 지도하여야 하겠다. 수험생들은 이제 수능시험도 끝났고 성적에 따라 원하는 대학에 진학만 하면 갑자기 성인이 되고,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은 느낌도 들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십년 동안 인생의 기나긴 여정에 비추어 보면 수험생들은 이제 겨우 첫 발자국을 내디딘 것이라 생각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앞으로 수십년간 직업 활동을 해야 하고, 그 첫단계가 12년 동안 공부한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이었다. 이제부터는 고등학교까지 공부한 것을 기초로 하여 전문적인 교육을 받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수험생들에게 지난 12년 동안 공부하고 20살 가까이 살아온 삶에 대해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갖기를 권하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70억명의 지구 인구 가운데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과연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고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남들과 틀린 나만의 독특함은 무엇일까?’ 등의 물음에 대해 스스로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나름대로 자신의 삶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해 보는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나름대로 인생의 뚜렷한 방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방향이 없는 인생은 이것 조금하고, 저것 조금하는 식의 갈팡질팡 인생이고 우왕좌왕 인생이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잘 못하는지 모른 채 인생의 황금시기인 대학 생활을 허비하는 것은 이런 문제를 생각할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에게도 역사경제적인 큰 맥락에서 경제활동과 직업활동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여야 하겠다. 이런 거시적 시각에서 과연 직업이 어떤 의미가 있으며 올바른 직업인의 자세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개인이 직업에 어떤 자세로 임하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 초등학교부터 고교 3학년까지 12년 동안의 공부를 마감하고 이제 성인으로서 하나의 전환점을 맞게 된 것이다. 이러한 때 자신에 대해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고 거시적인 차원에서 앞으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을 가져 자신의 인생과 직업생활을 생각하는 설계도를 만드는데 신경을 많이 쓰기를 바란다. 아울러 그동안 공부한다고 소홀했던 가족 혹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세상을 사는 지혜를 얻으며, 인생에 꼭 필요한 외국어, 컴퓨터, 운전능력을 습득하는 기회도 주면 좋겠다. 수험생들에게는 내년 3월 대학 입학 전까지 100일 가까운 시간이 있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수험생들의 인생 삶의 질이 달라질 것이니 적절한 지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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