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관규

폴리텍대 원주캠퍼스 학장

사람이 살면서 항상 고민하는 문제가 몇 가지 있다.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먹고 사는 일이다. 즉 직업과 직장이 있어야 한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고, 먹고 사는 문제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지만, 우리의 관념 중 아직 변하지 않는 것 하나가 있다면 학력에 대한 생각 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학력에 대한 그간의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다고 본다.

세상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생각도 사회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특히 산업화 세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된 인식인 학력중심사회를 능력중심사회로 바꿔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런 고심 끝에 구직자에게는 취업·학력·자격의 세 가지 문제를, 그리고 기업에게는 구인난과 맞춤형 직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새롭게 내놓은 제도가 한국형 일·학습병행제다.

기성세대가 우리의 산업화와 현대화를 이끌었다면 이제 한국형 일·학습병행제의 시행으로 한 단계 더 높아진 능력중심 사회가 학력과 취업, 구인과 구직에 대한 제반 문제들의 일정 부분을 해결하거나 완화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지속발전 가능하게 해 줄 것으로 확신한다. 흔히들 능력중심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은 쉽게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과 말, 행동이 제각각인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다. 능력중심사회에 대한 말과 행동에 대한 우리의 틀어진 모습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해답이 바로 일·학습병행제다.

일·학습 병행제는 이미 독일과 스위스 그리고 호주에서 성공적인 교육훈련제도로 잘 활용되고 있는 제도임에도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편하게 그리고 수시로 접 할 수 있는 단어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일·학습병행제란 기존의 교육훈련기관 주도의 인력양성 체제가 아니라, 회사에 채용할 직원의 교육훈련을 해당 기업이 주도하되 관련 교육훈련기관과 협업하여 기업은 주로 현장 실무훈련(OJT)을 맞고 교육훈련기관은 이론(OFF-JT)과 실무교육을 함께 제공하여 직장에서 꼭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는 새로운 교육훈련제도다. 물론, 교육훈련에 필요한 모든 비용(계약학과 대학교육비용 포함)은 전액 정부가 부담한다. 또한, 회사 근로자로서 교육훈련을 받기 때문에 기업으로부터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취업도 하고 돈도 벌고, 학교도 다니기 때문에 자격이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흔히들 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하고 구직자들은 취업할 곳이 없다고들 한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기존의 교육훈련기관에서의 인력양성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인력이 만성적으로 부족한 현실이고, 첨단산업과 뿌리산업 분야의 기술 인력은 수요와 공급의 인력 미스매치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인력부족과 미스매치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필요한 기술 인력을 기업이 직접 교육훈련을 통해 필요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제도가 일·학습병행제다. 지금까지는 교육훈련기관 중심의 인력양성체제와 학력중심사회였다면,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중심의 인력양성체제와 능력중심사회로 대전환을 하는 것이다.

11월 현재, 원주지역의 경우 35개 기업이 일·학습병행제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10개 기업이 2015년부터 산업학사 취득을 할 수 있는 학위연계형 일·학습병행제 시행을 위해 프로그램 개발을 마쳤다. 이달 중에 모든 프로그램 개발을 완료하는 등 차질 없는 제도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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