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남우

문화부장

한국인의 노래 ‘아리랑’에 이어 ‘농악’이 지난달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농경민족인 우리 조상들과 애환을 함께한 농악은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로 전수되고 있다. 현재 23건이 지방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있으며 강릉농악, 진주 삼천포농악, 평택농악, 익산 이리농악, 임실 필봉농악, 구례 잔수농악은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돼 문화재청 관리를 받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을 시작으로 강릉 단오제(2005년),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 칠머리 당영등굿, 처용무(2009년), 가곡, 대목장, 매사냥(2010), 택견, 줄타기, 한산모시짜기(2011), 아리랑(2012), 김장문화(2013)와 함께 인류무형유산 17건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왜 농악을 인류무형유산으로 지정했을까? 위원회는 농악이 다양한 형태와 목적으로 다수의 행사장에서 공연됨으로써 공연자와 참가자들에게 정체성을 부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또 농악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국내외 다양한 공동체 간 대화 촉진에 이바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농악을 음악과 몸짓이 어우러진 예술로만 보지 않고 공동체 내에서의 역할까지 선정 평가에 반영했다는 뜻이다.

이번 위원회에서는 북한의 ‘아리랑’을 북한 최초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한민족의 아리랑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등재된 ‘북한의 아리랑’은 평양, 평안남도, 황해남도, 강원도, 함경북도, 자강도 지역의 아리랑을 포함하고 있다.

아리랑은 누가 뭐래도 우리의 혼과 정서가 담긴 대표적인 노래이다. 지난 4일 정선문화예술회관에서는 소치 동계올림픽 폐막식,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등에서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아리랑 판타지, 아리랑 교향곡 등을 발표해 세계적인 크로스오버(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해져서 만들어진 음악) 음악가로 평가받고 있는 제주출신 재일교포 2세 양방언 작곡가가 자신이 직접 편곡한 4분 5초 분량의 ‘정선아리랑 판타지’를 선보여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양방언 작곡가는 이번 공연을 앞두고 정선아리랑과 관련된 아우라지, 신동 연포마을 등을 탐방하며 정선아리랑을 이해하고 영감을 얻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정선아리랑은 바로 이런 음악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는 깊고 오묘한 맛이 있다”며 “2018평창 겨울올림픽 주제곡으로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강원도민일보가 중심이 된 아리랑 인류무형유산 등재 2주년 기념 ‘2014 국민대통합 아리랑 전국 순회공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나라 3대 아리랑 발생지역인 정선, 진도, 밀양을 비롯해 강릉, 여수, 서울에서 공연돼 큰 호응을 얻었다.

올 한해에도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문화올림픽 실현을 위해 다양한 행사가 도내 곳곳에서 펼쳐졌다. 지난해 비엔날레에 이어 국제민속예술축전이 강릉 등에서 펼쳐져 도민의 사랑을 받았다.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우리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 주어야 세계인의 주목을 끌 수 있다. 정선아리랑과 강릉농악을 다시 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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