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신부에 면사포 선물
특급호텔 지배인 경험 활용
이웃 웨딩촬영·결혼식 지원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춘천 신북읍에 위치한 모비딕은 일반 레스토랑과 다르다. ‘웨딩카페&복합문화 공간’이라는 이름을 내 건 이 곳은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이웃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결혼사진을 찍어주고,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올 봄 착한가게에 가입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박기량(57·사진) 대표는 20여 년 전 서울 특급호텔에서 지배인으로 일할 때부터 비싼 결혼식에 대해 안타까워 했다. 그는 모두가 즐겁고 행복해야 할 결혼식을 호텔에서 비싸게 치르다보니 초대하는 사람도, 초대받는 사람도 모두 부담스러워 하는 현실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박기량 대표는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결혼식을 준비하니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결혼식은 꿈도 꾸지 못할 호사”라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식을 올릴 수 있는 곳을 마련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1년 전, 웨딩카페로 새롭게 탄생한 모비딕은 입소문을 타고 춘천시민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연말에는 결혼식 문의가 하루에 두 세건씩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결혼식, 돌잔치 등 춘천시민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다. 노부부, 다문화 가정, 장애인 가정 등 주인공 역시 다양하다. 박 대표 뜻에 공감한 관계자들이 웨딩드레스, 턱시도, 한복을 기증하면서 모비딕에서는 웨딩촬영, 결혼식, 폐백까지 모두 치를 수 있다. 평생 면사포 한 번 써보지 못한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아이처럼 좋아할 때 박 대표는 이 일을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박기량 대표는 앞으로 복지시설과 연계해 어려운 이웃들이 웨딩카페를 친숙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꼭 돈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가 가진 재능, 시설에 이웃을 향한 마음을 더한다면 그것이 바로 봉사”라고 설명했다. 오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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